사상 최고 금값에 'IMF 금모으기' 회자…그때 안 팔았다면?

기사등록 2025/02/23 13:00:00

최종수정 2025/02/23 13:08:58

IMF 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으로 모은 금 227t

현재 한은 금 보유량 2배…당시 22억달러에 수출

금모으기 때 모은 금, 현재 가치 환산시 약 33조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직원이 금 돌반지를 정리하고 있다. 국내 금가격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고 있다. 11일 오후 현재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 기준 금1돈 구매비용은 59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2025.02.11.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직원이 금 돌반지를 정리하고 있다. 국내 금가격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고 있다. 11일 오후 현재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 기준 금1돈 구매비용은 59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2025.02.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금값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금에 대한 주목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금은 경제 위기 때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며 오랜 기간 전세계적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인들의 금붙이 사랑도 뒤쳐지지 않는다. 아이 첫 돌 때 순금 돌반지를 주고 받으며, 부귀영화를 누리길 바라는 문화가 오래도록 이어진 걸 보면 투자 수단 그 이상으로서의 가치로 자리잡은 듯하다. 가계 형편이 어려워지거나, 재정상 위기가 생기면 꺼내다 팔아쓸 수 있는 일종의 보험 역할까지 톡톡히 해 왔다.

'금'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얘기는 1997년 외환위기 때 국민적 참여를 이끌었던 '금 모으기 운동'이다.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을 당시 국민들은 장롱 속에 묵어있던 금을 탈탈 털어 '빚 갚기'에 동참했다.

전국에서 종교인, 연예인, 경제인을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손길이 이어졌고 총 350만명, 1509만세대가 금 모으기에 참여했다. 그렇게 모인 금은 약 227t에 달했다. 현재 한국은행 금 보유량 104.4t의 두 배를 뛰어 넘는 규모가 1998년 1월부터 4월까지 약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모인 것이다. 모인 금은 당시 가격으로 22억 달러에 수출됐다. 1997년 11월 한국이 가용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 20억 달러보다 많은 규모였다.

요즘 금 가격을 보면 '그때 팔지 말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순금 한 돈(3.75g)을 살 때 가격은 지난 20일 기준 60만3000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실제 한 돈짜리 돌반지를 사려면 세공비와 부가세까지 붙으니 대략 65만원을 줘야 한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외환보유액. 2025.02.0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외환보유액. 2025.02.05. [email protected]

국제 금시장에서는 1온스(약 31g)당 3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지난 21일 기준 온스당 2938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약 280달러였다. 가격이 10배 이상 뛴 셈이다.

금모으기 운동 때 모인 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215억1280만달러(약 30조88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거래소 시세 기준으로는 현재 1g당 14만6570원으로, 약 33조2710억원에 이른다.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더 비싼 '김치 프리미엄'이 형성된 영향이다. 금모으기 당시 한 가구당 내놓은 금은 평균 약 65g(17돈)으로, 지금 시세로는 952만7000원 정도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 모니터에 금 시세가 나타나있다. 2025.02.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 모니터에 금 시세가 나타나있다. 2025.02.05. [email protected]

지금은 금을 사야 할까, 팔아야 할까.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발(發) 관세 폭탄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 연말 금 가격 전망치를 기존 온스당 2890달러에서 31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단기간 급등한 국내 금값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이 속도 조절에 들어가면 투기 수요가 감소하면서 금값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사상 최고 금값에 'IMF 금모으기' 회자…그때 안 팔았다면?

기사등록 2025/02/23 13:00:00 최초수정 2025/02/23 13:08:58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