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김정관·여한구, 한미협상 후 특파원단 브리핑
"3500억 달러 아닌 2000억 달러를 일본과 비교해야"
"日 GDP 13~14% 수준…韓 대입하면 2300억 달러"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저녁(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미 통상협의 결과브리핑'을 열고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구윤철 부총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사진=기재부 제공) 2025.07.31. [email protected]
[워싱턴·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이윤희 특파원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1일 한미가 관세 협상에서 합의한 대미 금융패키지와 관련해 "3500억 달러(488조1800억원) 중 1500억 달러(조선협력패키지)가 우리에게 온다면 실질적으로 미국과 하는 건 2000억 달러다. 전체 규모보다는 2000억 달러를 일본(5500억 달러)과 비교하는 게 적절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정관 장관은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단 브리핑에서 "3500억 달러를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단순 비교하면 일본보다 높다고 볼수도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장관은 "일본(펀드 규모)은 GDP의 13~14% 수준인데, 우리에겐 (이 수준이) 2300억 달러 정도"라며 "일본과 또 다른 건 우리 펀드는 우리 산업이 필요한 분야인 반도체, 배터리, 핵심광물 이런 곳으로 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은 5500억 달러가 우리 2000억 달러(대미 금융패키지)와 같은 구조다. 이건 트럼프 대통령이 어디에 쓸지 결정하는 측면이 있다"며 "우리의 1500억 달러 규모 조선협력패키지는 한국이 주도해서 쓰도록 한 이점이 있어 일본보다는 좀 나은 조건에 협상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 장관은 '펀드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1500억 달러는 우리가 어느 정도 주도권을 가지지만 나머지 2000억 달러는 미국의 프로젝트에 따라 좀 더 현실적인 실무적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10%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미국 재투자하는 걸로 저희는 이해한다"고 밝혔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저녁(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미 통상협의 결과브리핑'을 열고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구윤철 부총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사진=기재부 제공) 2025.07.31. [email protected]
통상협상에 참여한 당국자들은 농축수산물과 철강 등 분야별 논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농축산물 추가개방 요구가 거셌다. 앞서 타결된 일본과 유럽연합(EU)의 사례를 보면 농산물 추가 개방 없이 된 사례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 초반에 농산물 이슈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농산물 뿐만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99.7%의 품목이 이미 개방돼 있다' '미국 소고기가 해외에서 제1시장이 한국이다' '(미국)농산물이 해외 시장에서 팔리는 걸 볼 때 인구 수로 보면 우리나라가 세계 3위다' 이런 통계치를 제시하면서 최대한 설득했다. 결국 쌀이나 쇠고기 등 추가 개방은 이번 무역 협상에서는 제외된 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자동차와 철강 관세와 관련해서는 "자동차와 철강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미국 측에 인하 내지는 철폐를 요청해왔다. 최근 일본과 EU가 15%로 합의됐다. 우리는 한미 FTA가 되고 있기에 12.5%를 적용 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런데 일본, EU와 협상 결과가 발표된 이후 미국 자동차 노조와 차 업계 반발이 심해 쉽지 않은 상황에서 15%를 확보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여 본부장은 "철강은 사실 일본과 EU도 아직 예외조치 인정받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도 다시 한 번 232조 관세 인하 필요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했다"면서도 "하지만 철강에 대해서는 미국의 굉장히 강한 입장이 있었다. 현재까지 50%를 유지하는게 미국 정부의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업 분야 협력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는 분야로 꼽았다.
구 부총리는 "저는 지속적으로 상호호혜적인 결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게 대표적으로 조선업 분야다. 한국에게도 굉장히 좋다고 보여진다"며 "미국에도 굉장히 좋은 구체적인 아이템이다. 이 분야로 인해 오히려 한국이 협상을 빨리 종료하게 됐고, 또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는 훨씬 유리하게 됐다고 본다"고 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저녁(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미 통상협의 결과브리핑'을 열고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구윤철 부총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사진=기재부 제공) 2025.07.31.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