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스크협정도 우크라 못지켰다"…젤렌스키, 돈바스 포기 일축(종합)

기사등록 2025/08/18 15:41:13

최종수정 2025/08/18 16:28:24

워싱턴서 "몇년 전 영토 포기와 달라야"

"94년 '이른바 안보보장'도 효과 없었다"

"영토변경 준비, 러 점령못한 곳은 안돼"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 안보 보장 실패 역사를 열거하며 러시아의 '돈바스 포기' 요구를 재차 거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몇 년 전처럼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와 동부 돈바스 일부를 포기하도록 강요받고, 푸틴(대통령)이 이를 새로운 공격의 발판으로 활용했던 것과는 달라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름반도를 강제 합병한 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중재 하에 맺은 '민스크 협정'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유지하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자치권을 일부 인정하기로 합의했는데, 우크라이나는 이 때 러시아에 속아 2022년 전면전의 발판을 내줬다고 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울러 "1994년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안보 보장'을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던 것"도 반면교사의 대상으로 꼽았다.

탈냉전 후 핵보유국이 된 우크라이나가 1994년 미국, 영국, 러시아의 안보 보장 하에 핵무기를 폐기했던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프랑스도 별도 문서로 참여하는 등 모든 핵 보유국이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동참했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자 이들은 나서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들이 2022년 키이우, 오데사, 하르키우를 포기하지 않은 것처럼 그 때(2014년 러시아 침공) 크름반도를 포기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저는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안보를 효과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을 제공하기로 하더라도, 우크라이나군의 자체 전투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 비무장화 내지 전력 제한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이 전쟁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끝내려는 강한 열망을 공유하고, 평화는 지속적이어야 한다"며 "미국, 유럽 친구들과의 공동의 힘이 러시아를 진정한 평화로 이끌어낼 것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출발 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도 "러시아 침략을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협정의 일환으로 영토 변경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됐지만, 모스크바군이 점령하지 않은 지역은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군이 점령하지 않은 지역'이란 러시아가 양도를 요구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중 우크라이나가 사수하고 있는 도네츠크 서부 약 9000㎢을 가리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진정한 협상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최전선에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접촉선(contact line)'이 대화하기에 가장 좋은 지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하는 3자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했다. 러시아 측은 3자 회담에 대해 확답하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 문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미국, 러시아 3자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상이 논의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지금까지 3자 회담에 대한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거부할 경우 새로운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고 했다.

한편 러시아는 도네츠크 등에 대한 공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매체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1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드론·미사일 공습을 가해 민간인 5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 5명은 모두 도네츠크에서 나왔다. 우크린폼에 따르면 도네츠크 서부로 통하는 길목인 포크로우스크 지역에서는 하루 동안 27차례 공방이 이어지는 등 전투가 격화되고 있다.

부상자는 도네츠크, 북부 하르키우, 남부 헤르손 등 접경 지대 전역에서 발생했다. 하르키우 당국은 "모스크바의 모든 표적이 민간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자포리자에서도 민간인 청소년 사망이 보고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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