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40명씩 스스로 세상 등졌다…22년째 자살률 OECD 1위

기사등록 2025/09/12 13:22:41

최종수정 2025/09/12 13:29:45

김민석 총리 '9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 개최

작년 자살사망자 1만4439명…자살률 28.3명

OECD 평균 10.6명…우리나라 약 2.3배 높아

10대 자살률 역대 최고…65세 이상도 40.6명

5명 중 1명은 50대…남성, 여성보다 2배 많아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지난해 하루 평균 4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를 뜻하는 자살률은 28.3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22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정부는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제9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개최해 자살 발생 현황과 특징을 분석하고 국가 자살 예방 전략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총 1만4439명으로 하루 평균 39.6명이 매일 삶을 등졌다. 자살률은 28.3명으로 코로나19 이후 다시 상승했다.

자살률은 국가 주요 사건 때마다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8.6명으로 1997년(13.2명)보다 5.4명 증가했다. '카드대란'이 있던 2003년에는 22.7명으로 2002년(18.0명)보다 4.7명 늘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있던 2011년에는 31.7명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대를 찍었다. 이후 2020년 25.7명까지 내려왔으나 지난해는 28.3명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총생산(GDP) 13위인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평균(10.6명)과 비교할 때 약 2.3배 높았다. GDP 9위인 캐나다는 자살률 순위는 23위였으며, 12위인 스페인은 29위다. 14위인 호주는 10위, 15위인 멕시코는 33위이다.

올해 2월 표준인구당 자살률 기준으로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22년째 자살률 1위에 올랐다. 2위인 리투아티아(17.1명)와 비교해도 11.2명이나 많다.

10대 자살률도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기준 10대 자살률은 7.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중고생 27.7%는 최근 1년간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복지부 조사 결과 65세 노인 자살률은 40.6명으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며 청년(24.4명)과 중장년(32.0명)도 취업·경제난, 고립 심화 등으로 자살률이 상승하고 있다.

시·도 단위로 보면 충남(29.4명)이 자살률이 가장 높았으며 이어 충북(28.6명), 울산(28.3명), 제주(27.3명), 강원(26.0명), 경북(25.8명) 순이었다. 서울(19.0명), 세종(19.2명), 경기(21.2명), 전북(20.9명)은 자살률이 평균(22.7명) 이하였다.

연령으로 보면 자살 사망자 중 50대가 20%로 나타났다. 이어 40대(18.0%), 60대(16.4%), 30대(12.4%), 70대(10.8%)가 뒤따랐다. 자살률을 보면 1위는 80세 이상(59.4명)이었으며 2위는 70대(39.0명)로 고령층이 많았다. 자살 사망자는 남성(9747명)이 여성(4231명)보다 2.3배, 자살 시도자는 여성(2만4719명)이 남성(1만4685명)보다 1.7배 많았다.

실업률·고용률 등 고용 안정성 관련 지표가 악화하면 자살률도 높게 나타났다. 소득 격차 지표인 상대적 빈곤율과 자살률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자살 유족은 슬픔·상실감뿐 아니라 자책, 사회적 낙인 우려 등으로 고통을 느끼거나 관계 단절을 경험했다. 또 일반인보다 자살 위험이 22배나 높았다. 동반자살, 유명인 자살, 범죄·부조리 문제와 관련된 자살 등은 심한 경우 모방·추종 자살을 초래했다. 실제 유명인 자살 후 1개월간 자살자 수가 전월보다 25.9%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살 사망자는 사망 전 평균 4.3개의 스트레스를 복합적으로 경험했으며 정신적 스트레스(86%), 가족(62%), 경제(61%), 직업(59%)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정신적 요인으로는 심리 불안·스트레스 및 트라우마, 조울증 등 양극성 장애, 우울·중독·조현병 등 정신 질환이 영향을 미쳤다. 삼성서울병원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 대비 자살 위험은 양극성 장애 6.1배, 조현병 5.9배 등이 높았다.

경제 요인으로는 파산, 부채 급증, 채권 추심 등 경제 위기, 취업난·실직 등 직업 관련 우울·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2023년 자살 실태 조사를 보면 '자살 생각을 해 본 사람'의 44.8%는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제시했다.

신체 요인으로는 만성질환 등 질병, 신체장애, 사고로 인한 증상을, 대인관계 요인으로는 이혼 등 가족 간 불화, 직장 내 갑질, 남녀 문제 등 사회관계에서 기인하는 불만족이 꼽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자살예방정책위원회 위원장인 김민석 국무총리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9.12.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자살예방정책위원회 위원장인 김민석 국무총리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9.1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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