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한학자 총재 구속영장 청구 '임박'…'실세' 정원주도

기사등록 2025/09/18 09:36:35

이르면 오늘 가능성…윤영호 윗선 정원주 전 비서실장도

김건희 특검, 한학자-정원주 공범 적시…구속영장 초읽기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5.09.1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5.09.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한학자(82) 통일교 총재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윗선이자 '최고 실세'로 지목된 정원주 전 비서실장도 포함해 이르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가 자신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 실현을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측에 접촉해 금품을 건넨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특검은 이미 구속 기소된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 등을 건넨 혐의, 윤씨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샤넬 가방 등 고가 선물을 건네고 현안을 청탁한 의혹에 있어 한 총재의 승인과 지시가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 총재는 지난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을 당원으로 집단 가입시켰다는 의혹(정당법 위반), 2022년 10월 무렵 자신이 연루된 이른바 원정도박 수사를 무마하기 위한 증거인멸교사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은 한 총재와 함께 의사결정권자 중 하나로 지목된 전 총재 비서실장 정원주씨의 신병 확보에도 나설 수 있다. 특검은 권 의원이 지난 2022년 2월 8일과 같은 해 3월 22일 경기 가평군 천정궁을 찾아 한 총재를 접견했을 때 정씨도 배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금품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특검은 한 총재가 전날 자진 출석했으나, 이는 3회에 걸친 소환 통보(8일·11일·15일)에 불응하고 공범인 권 의원의 구속 여부를 지켜본 후 임의 출석했다고 보고 "법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교단 2인자' 정모씨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교단 2인자' 정모씨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08. [email protected]
통일교 측은 한 총재가 지난 2015년부터 앓아 온 심방세동, 심부전 등 질환으로 건강이 악화돼 최근 시술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출석을 의도적으로 피하려 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특검은 3차 소환에 불응하면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2~3일 뒤 출석일자를 정한 점, 조사를 무리 없이 받은 점 등에 비춰 이러한 주장에 의문을 갖고 있다.

한 총재는 전날 특검 신문에 진술을 거부하지 않았으나 주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총재는 전날 귀갓길에 '권성동 의원에게 1억원 왜 전달했습니까'라는 질문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또 '청탁을 직접 지시하거나 승인한 게 아닌가요'라 묻자 "없어요"라고 답했다. '김건희 여사에게도 목걸이와 가방 전달한 적 없으신가'라 묻자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라고 반문했다. '불법 정치자금 공여 및 청탁 직접 지시하셨죠'라는 질문에는 목소리를 높여 "아니야"라고도 말했다.

특검은 이처럼 한 총재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혐의를 부인하는 등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 범죄 혐의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특검은 정씨를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했다. 윤씨와 김 여사의 공소장,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적시됐다.

이를 종합하면 정씨는 지난 2022년 1월 5일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기부한 의혹에서 한 총재 및 윤씨와 공범으로 적시됐다. 20대 대선에서 통일교 교인들의 표·조직·재정 등을 국민의힘에 제공하는 대가로 통일교 정책을 윤석열 정부의 국가정책으로 추진해 달라는 청탁을 하기로 공모하고 전달책으로 윤씨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같은 해 2월 8일 경기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을 찾아 한 총재를 만났다. 이 때 정씨도 윤씨와 함께 배석했다는 것이 윤씨 공소장과 권 의원 체포동의안 내용이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인 그 해 3월 22일에도 천정궁을 권 의원이 방문했을 때에도 정씨와 윤씨가 배석했다. 이 당시 추가 정치자금이 오갔다는 의혹도 특검이 수사 중이다.

대선 직전인 2022년 3월 2일 한 총재는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참부모님 특별집회'를 열고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고 조사됐다. 이 집회는 윤씨와 윤정로 세계일보 전 부회장, 국내 5개 지구회장, 기관장 등 통일교의 고위 간부 120명이 참석했는데 정씨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자신과 한 총재가 연루된 원정도박 사건 수사를 권 의원과 윤씨가 무마했다는 의혹에도 등장한다. 윤씨 공소장에는 권 의원이 흘린 수사 정보를 정씨와 한 총재가 보고 받았다는 내용이 있다. 정씨와 한 총재는 수사에 대비해 자신들의 자료를 정리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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