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먼저, 디테일은 이후"…트럼프식 거래, 가자에 먹힐까

기사등록 2025/10/05 09:47:43

최종수정 2025/10/05 10:16:25

트럼프 최측근 위트코프·쿠슈너, 사업하듯 협상

하마스 조건부 수용에도 환영…인질 석방 임박

"전쟁 이래 최대 진전"…협상 틀어질 가능성도

[콴티코=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해병기지에서 군 고위급 장성들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 협상을 앞둔 가운데, 중재를 주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이 가자지구 종전 목표를 완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5.10.05.
[콴티코=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해병기지에서 군 고위급 장성들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 협상을 앞둔 가운데, 중재를 주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이 가자지구 종전 목표를 완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5.10.05.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 협상을 앞둔 가운데, 중재를 주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이 가자지구 종전 목표를 완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합의한 뒤 세부 사항은 추후 논의하자는 것인데, 가자 전쟁 2년 내 최대 진전을 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협상이 결국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거래를 먼저 성사한 뒤 세부 사항은 나중에 논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이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중대한 분쟁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조명했다.

가자 종전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문제 최고 보좌관 역할을 하는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비즈니스 거래를 하듯 협상에 접근했다고 한다.

제로섬은 없으며,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예측하고 그것을 주려고 노력한다는 방식이다.

협상 끝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가자 종전 구상은 디테일이 부족하며, 현실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었다.

인질 석방 시간으로 제시한 72시간은 2년간 전쟁으로 황폐해진 가자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합의 후에도 가자지구에선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할 수 있고, 이를 구실로 하마스든 이스라엘이든 합의를 깨버릴 수도 있다.

과도기 가자지구를 통치할 '평화 위원회' 구성 방법이나 위원 선정 방식 등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권력을 이양하는지 등도 불분명하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백악관 국빈 만찬장에서 공동 기자회견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가자지구 전쟁 종식 계획에 네타냐후 총리가 동의했으며, 하마스의 동의만 남았다고 밝혔다. 2025.10.05.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백악관 국빈 만찬장에서 공동 기자회견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가자지구 전쟁 종식 계획에 네타냐후 총리가 동의했으며, 하마스의 동의만 남았다고 밝혔다. 2025.10.05.

하지만 하마스와 합의 과정에선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있다. 하마스는 3일 가자 종전 구상을 조건부 수용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비판 없이 환영했다.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 폭격을 즉각 멈추라며 압박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반응에 부정적이었지만, 다른 옵션이 없다며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네타냐후 총리는 계획의 세부 사항에 매우 민감하다.

칼레드 엘긴디 조지타운대 현대아랍연구센터 객원 연구원은 "트럼프는 세부 사항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핵심 질문은 '협상을 원하느냐'다. 협상을 원한다면 정치와 외교는 대강 처리해도 된다"고 말했다.

협상이 틀어질 위험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하마스는 3일 낸 입장문에서 전후 가자 운영 논의 과정에 관여하겠다는 요구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구상과 상충하는 부분으로, 계획에는 하마스가 가자지구 통치에 직간접적 또는 어떠한 형태로도 관여하지 않기로 합의한다고 명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지난 8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래스카에서 만난 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평화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그로부터 두 달이 가까워지고 있는 현재 양측은 고위급 회담조차 갖지 않았다.

[가자시티=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 내 요르단 야전 병원 인근 건물들이 파괴돼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군이 주최한 미디어 탐방 중 촬영됐다. 2025.10.05.
[가자시티=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 내 요르단 야전 병원 인근 건물들이 파괴돼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군이 주최한 미디어 탐방 중 촬영됐다. 2025.10.05.

다만 가자지구 종전에 가장 가까워진 시점이라는 평가는 여전하다.

엘긴디 연구원은 "적어도 세부 사항에 얽매이지 않고 모두가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합의점은 도출했다"며 "당장 필요한 건 인질 석방과 공습 중단, 원조 급증이다. 나머지는 해결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료도 채널12에 "하마스의 완전 철군 요구에 응하지 않고 모든 인질을 석방할 가능성을 의미하는 만큼 큰 성과"라며 "이전까지 이런 협상은 테이블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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