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D램 이어 신형 D램도 가격 급등…슈퍼사이클 온다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구형 D램에 이어 신형 D램의 가격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어 메모리 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거품' 우려에도, AI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들의 메모리 수요가 늘어 D램 시장 전반에 가격 상승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이달 신형 D램의 주류 규격인 'DDR5 5600'의 가격을 12~28%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사의 대량 주문이 밀려들자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정 주기별로 협상을 통해 납품가를 정하는 D램 시장이 전형적인 '공급자 우위'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황이다.

D램 시장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는 이유는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8일 '메모리 부활' 리포트를 통해 "최근 유통망 조사 결과, 대부분의 클라우드 고객들이 공격적으로 재고를 다시 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D램 재고 부족 현상이 긴급 주문(rush order)을 유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거품론을 향한 시장의 우려와 달리, 실제로는 CSP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결정은 D램 품귀 현상이 DDR4에서 시작해 DDR5로 확대되는 신호로 업계에선 해석한다.

최근 D램 시장은 구형 D램 가격이 치솟으며 신형 D램을 추월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구형 D램 주류 제품인 'DDR4 16Gb'의 현물가격은 한 달 전보다 54.1% 높은 15.2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 제품은 생산 중단이 예정돼 있는데, 앞으로 제품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사재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신형 D램 가격도 동반 상승세다. 실제로 'DDR5 16Gb' 현물가격은 이날 8.6달러 수준으로, 한 달 전보다 41.4%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구형 D램 가격이 단기 내 급등하자, 신형 D램으로 세대 교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공급 제약도 D램 품귀 현상을 부추긴 원인으로 지목한다.

메모리 업체들이 고부가 제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범용 D램 공급이 단기 내 확대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에 메모리 '슈퍼사이클' 재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D램 가격이 HBM(고대역폭메모리)와 서버용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13~1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 매체인 디지타임스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D램 제조사들은 재고 물량을 아끼고 선택적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이러한 가격 상승 동력은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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