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대학생은 21호, 23명 감금"…'캄보디아 감금' 증언

기사등록 2025/10/14 09:38:25

최종수정 2025/10/14 09:45:56

[뉴시스]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고문에 의해 숨진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 추정 모습. (사진= 텔레그램 '범죄와의 전쟁2'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고문에 의해 숨진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 추정 모습. (사진= 텔레그램 '범죄와의 전쟁2'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하다임 인턴 기자 = 최근 캄보디아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이 납치돼 고문 끝에 숨진 가운데, 범죄조직이 그를 ‘21호’라 부르며 물건처럼 취급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4일 SBS 보도에 따르면 숨진 대학생 박모씨와 함께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감금됐던 40대 남성 A씨는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박씨가 숨진 다음날 감금 135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A씨는 "중국 조직원들이 박씨는 '21호'라고 부르라고 지시했고 저는 '2호'로 불렀다"면서 "1호, 2호, 3호 이런 식으로 번호를 매겼다"고 밝혔다. 감금된 순서에 따라 숫자로 불린 것인데, 당시 박씨를 포함해 모두 23명의 한국인이 감금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박씨 몸 상태는 엉망이었고 바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사람 아닌 물건이나 소모품이라고 느껴졌다. 자신들 이권을 위해 쓰는 타이어처럼. 타이어가 닳으면 버리지 않냐"고 털어놨다.

그는 끔찍한 폭행과 고문에 대해 "2층 침대에 수갑으로 묶어서 몽둥이로 때리고 전기 고문을 했다"고 증언했다.

현지에서 녹음된 것으로 보이는 음성 파일에는 폭행 정황이 담겨 있었는데, "모른다"는 피해자의 말에 범죄조직 측은 "또 모른다고 해라. 이 XXX야. 손 대라!"고 야단쳤다.

한편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현지 범죄조직과 연결된 국내 연계조직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국내 연계조직은 '점조직' 형태로 활동해 수사망을 피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서 박씨는 지난 8월8일 캄보디아 캄포트주 보코르산 인근 범죄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가 캄보디아로 출국한 후  조선족 말투를 쓰는 한 남성이 박의 휴대전화로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이곳에서 사고를 쳐서 감금됐다. 5000만원을 보내라"고 협박했다.

정부는 지난달 경찰 인력을 캄보디아 현지에 파견, 시신 확인과 송환을 추진했으나 캄보디아 정부의 협조가 늦어져 박씨의 시신을 2개월째 송환하지 못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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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대학생은 21호, 23명 감금"…'캄보디아 감금'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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