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이어 디올까지…특검 막바지 수사에 21그램 '키맨'으로

기사등록 2025/11/09 05:30:00

김건희 특검, 디올 의류 등 약 30여점 압수해 분석

분석 서두르고 21그램 대표 부부 등 소환 나설 듯

21그램, 특검 수사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도 연루

감사원 '관저 의혹 봐주기 감사' 수사도 탄력 받나

'통일교 당권개입' 김기현 부인이 준 손가방도 발견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21그램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지난 6일 서울 성동구 21그램 사무실로 수사관들이 들어서고 있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가 주회한 전시회를 후원하는 등 김 여사와 관계가 있는 업체로, 이후 대통령 관저 공사를 맡게 됐다. 김 여사와의 친분을 통해 관저 공사를 수주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2025.11.0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21그램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지난 6일 서울 성동구 21그램 사무실로 수사관들이 들어서고 있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가 주회한 전시회를 후원하는 등 김 여사와 관계가 있는 업체로, 이후 대통령 관저 공사를 맡게 됐다. 김 여사와의 친분을 통해 관저 공사를 수주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2025.11.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등 특혜' 의혹을 들여다보던 특별검사팀이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대표 부부와 김건희 여사 간에 금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하면서 수사 막바지에 업체 대표 부부가 각종 의혹의 '키맨'으로 부상하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위치한 김 여사 자택에서 디올(Dior) 의류와 악세서리 약 30개와 기타 압수물을 분석하면서 금품이 오간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특검은 김태영 21그램 대표 부인 조모씨가 2022년 4월~8월 사이 김 여사에게 관저 공사 수주 등을 청탁하면서 명품 브랜드인 디올 사의 고가 선물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영장에 조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로 적시했다.

특검이 김 여사 자택에서 압수한 디올 사의 명품은 자켓 16벌과 벨트 7개, 팔찌 4개(1세트) 등이다. 다만 김 여사 측은 김 여사가 사비로 구매한 물건 등 청탁 또는 시기와 무관한 제품들까지 특검이 압수해 갔다는 입장이다.

'관저 이전 공사 등 특혜' 사건은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영세 업체인 21그램이 공사를 따내는 데 김 여사 등 윗선의 개입에 따른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 의혹의 뼈대다.

김 여사와 21그램 대표 부부는 오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22년 중순 관저 공사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진 이래 21그램 대표 부부가 김 여사에게 금품을 주고 청탁을 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그램은 지난 2022년 5월 25일 12억2400만원 상당의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공사 관련 계약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따냈는데, 입찰 단 3시간만에 낙찰을 받았다.

[서울=뉴시스] 김건희 여사.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건희 여사.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당시 대통령실은 부인했지만 21그램이 김 여사의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에도 협찬을 제공했던 만큼 보은 차원에서 특혜가 제공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21그램은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르 코르뷔지에전', '알베르토 자코메티전' 등에 후원 업체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앞서 2022년 10월 참여연대 등은 21그램이 관저 이전 공사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지만, 감사원은 공사 과정에서의 위법 사항 일부를 적발했을 뿐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감사원은 규정상 60일 내 종결해야 하는 감사 기간을 7번이나 연장하면서 지난해 9월에야 결과를 내놨다. 21그램에 대해서는 관저 실내건축공사와 부대공사를 관련 업종을 등록하지 않은 15개 업체에 하도급 하는 등 건설산업기본법을 어겼다고 보고 관계부처에 조치를 요구했다.

21그램과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련 TF 분과장이었던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전 국토교통부 1차관)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감사원은 '본인 뿐 아니라 인수위 내 관련자들 및 대통령경호처 등을 통해 추천을 받았다'는 김 전 비서관의 해명을 보고서에 언급했을 뿐 김 여사는 일체 조사하지 않았다.

특검은 '윗선 개입' 의혹을 정조준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그램 대표 부인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뿐만 아니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국고손실) 등 혐의도 함께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 담았다.

특검은 다만 김 여사를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는 참고인으로 적었다. 김 여사 측은 "21그램으로부터의 대가성 제공품이 (압수물에) 포함된 것이 확실한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금품 수수 자체와 대가성을 모두 부인하는 취지다.

[서울=뉴시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대통령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8월 13일 감사원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특검은 감사원이 대통령실 관저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 ‘21그램’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대통령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8월 13일 감사원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특검은 감사원이 대통령실 관저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 ‘21그램’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특검은 일단 압수물 분석을 통해 수수 경로와 대가성을 입증할 추가 정황 파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수사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피의자인 21그램 대표 부부 등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현재 이달 28일까지 수사를 할 수 있고, 이재명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다음달 28일까지 마지막 연장이 가능하다.

21그램 부부의 청탁 혐의를 구체화하는 데 이른다면 다른 분야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21그램은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특검은 최재해 감사원장 등을 상대로 관저 이전 등 의혹에 대한 '봐주기 감사' 의혹도 수사 중인 만큼 당시 감사 과정에서 김 여사를 조사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을 수 있다.

한편 특검은 이번 김 여사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 부인이 김 여사에게 보낸 시가 100만원대 로저비비에 손가방(클러치백) 1점도 확보했다.

특검은 당시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후보 지원을 위해 통일교가 조직적으로 신도 다수를 당원으로 가입시켰고 그 대가로 통일교의 정책 지원 등 재산상 이익과 통일교 몫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직을 약속했다는 혐의로 김 여사 등에게 정당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한 바 있다.

특검은 손가방을 추가로 압수한 만큼 김 전 대표의 당선을 도와준 데 따른 대가 관계가 있었는지 수사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대표 본인과 김 여사 측은 모두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당선된 직후 '인사 차원'에서 건넨 선물이라며 청탁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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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11/09 05: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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