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충격 뚫고 수출 첫 7000억弗 가시권…반도체·車 버티고 유망품목 쑥

기사등록 2025/12/02 05:00:00

최종수정 2025/12/02 08:34:17

11월까지 수출 6402억弗…목표까지 598억弗

반도체 月 최고 실적 경신…年 수출도 최대

'美 관세' 車 수출 역시 최대 실적 경신 '눈앞'

농수산식품·전자기기·화장품 등 유망품목↑

"환율 영향 미미…현지 생산에는 대응해야"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09.11. amin2@newsis.com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09.1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 11월 중 최대 실적인 610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연간 7000억 달러 달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미국의 관세 조치와 미중 무역 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1~11월 누적 수출이 6402억 달러까지 올라오면서 이변이 없는 한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 고지에 오를 전망이다.

7000억 달러 목표 달성이 눈앞에 온 배경에는 효자 품목인 반도체·자동차가 전체 수출을 견인한 가운데 유망 품목 수출도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1월 중 최대 실적인 610억4000만 달러였다.

이번 수출 호조세의 1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8.6% 늘어난 172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9월 세웠던 종전 기록을 두 달 만에 갈아치우며 월 단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쓴 것이다.
반도체 수출은 9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가고 있고, 올 들어 누적 1526억 달러를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최대 수출액이던 1419억 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다.

HBM(초고대역폭메모리)과 DDR5 등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고, 글로벌 공급 여건이 빠듯해지면서 단가도 크게 올랐다. 디램 고정가격은 지난해 4분기 1.5달러 수준에서 지난달 8.1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품목 관세로 고난을 겪은 자동차도 수출 2위 품목답게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 호조에 힘입어 13.7% 증가한 6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폭설과 파업 여파로 선적이 줄었던 기저효과가 겹친 가운데,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견조하게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자동차 누적 수출은 660억4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연간 최대 기록 경신까지는 48억3000만 달러만을 남겨두고 있어, 이달 수출 흐름에 따라 반도체와 함께 명실상부한 '수출 투톱'의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평택=뉴시스] 김종택기자 = 경기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5.12.01.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기자 = 경기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5.12.01. [email protected]

수출 상위 1, 2위 품목이 통상 불확실성에도 버티는 사이, 다른 유망 품목들이 치고 올라왔다.

전기기기 수출은 5.2% 늘어난 12억7000만 달러, 농수산식품 수출은 3.3% 증가한 10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화장품 수출은 4.3% 늘어난 9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소비재 중심 유망 수출 품목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반도체·자동차 의존도를 서서히 낮추는 '수출 저변 확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은 15대 품목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15대 수출 품목인 가전(5억6000만 달러)·이차전지(6억7000만 달러)·섬유(8억2000만 달러)보다 더 높은 수출 실적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15대 품목으로 분류되는 석유제품·석유화학·철강·선박·섬유·가전 등 품목이 부진을 겪은 가운데 15대 품목 밖의 유망품목이 선전하면서 보완에 성공한 모양새다.

한편 최근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자 '환율 덕에 수출이 늘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론적으로는 환율이 오르면 원화 표시 수출가격이 내려가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만큼 수출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부는 이런 공식이 현실에 그대로 적용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브리핑 뒤 질의응답에서 "실제로 환율 상승이 수출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하곤 하지만, 최근에는 단기간 환율 상승이 수출 물량을 키우는 효과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기업들이 이미 달러 결제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고, 환율 변화가 실제 수출 계약·물량 조정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들었다.

환율이 오른다고 곧바로 가격 경쟁력으로 반영되지도 않을뿐더러, 이미 장기간 계약을 맺는 수출 계약 구조상 곧바로 물량 확대 주문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강 실장은 "본질적으로 제품 경쟁력과 관세 여건 등이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464.9원)보다 5.7원 오른 1470.6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5.11.28.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464.9원)보다 5.7원 오른 1470.6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5.11.28. [email protected]

우리 기업들이 수출 대상국에서 직접 공장을 짓고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는 점은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완성차와 배터리, 일부 전자·기계류는 미국·유럽의 보조금·관세 정책에 대응해 현지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이번 한미 관세 협상을 계기로 미국 투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관세 부담을 피하고 현지 시장에 밀착해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내에서 생산해 선적하는 물량은 그만큼 줄어들어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강 실장은 "자동차의 경우 현지 생산이 조금 더 이뤄지고 있고, 다른 품목들도 현지 생산이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실제 현지 투자가 이뤄지고 추가적으로 (영향이 오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그 사이에 저희가 다른 품목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지난달 수출 실적만 놓고 보면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자동차 선전에 힘입어 뚜렷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달 수출이 600억 달러 안팎 수준을 유지한다면 사상 첫 7000억 달러 수출 시대가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 실장은 7000억 달러 달성 가능성에 대해 "아직 좀 조심스럽다"며 "철강, 석유화학 제품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리스크"라고 전했다.

산업부는 이번달에도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 경제 회복과 성장의 핵심적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시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8.4% 증가한 610억4000만 달러(89조5456억원)이다. 수입은 1.2% 증가한 513억 달러(75조2571억원)였다. 이에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97억3000만 달러(14조2739억원) 흑자였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8.4% 증가한 610억4000만 달러(89조5456억원)이다. 수입은 1.2% 증가한 513억 달러(75조2571억원)였다. 이에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97억3000만 달러(14조2739억원) 흑자였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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