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1년 기준 50→34.5mpg
![[워싱턴=AP/뉴시스] 2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손등에 반창고가 붙어 있다. 2025.12.03.](https://img1.newsis.com/2025/12/03/NISI20251203_0000831973_web.jpg?rnd=20251203102118)
[워싱턴=AP/뉴시스] 2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손등에 반창고가 붙어 있다. 2025.12.03.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제조사들에 적용되는 연방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또 한국·일본 등에서 판매되는 소형차와 같은 '작고 저렴한 차량'의 미국 내 생산·판매를 즉시 허용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준수해야 하는 최저 연비를 규정한 기업평균연비제(CAFE)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규정 아래에서 교통부는 바이든의 연비 기준을 철회할 것"이라며 "사실 '연비(economy)'라고 부르기도 싫었다. 그건 연비가 아니라 반(反) 경제였다. 이런 정책들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값비싼 기술을 써서 차를 만들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비용과 가격이 치솟고 차는 더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날 조치는 일반 소비자에게 신차 가격에서 최소 1000달러 이상 절감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CAFE를 겨냥해 "그린 뉴 스캠(사기)이었다. 사람들은 잘 작동하지도 않는 차를 사느라 너무 많은 돈을 내고 있었다. 이제는 환경에도 좋은 훌륭한 차를 훨씬 저렴한 가격에 사게 될 것이고, 차는 훨씬 잘 작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AFE는 자동차 제조사가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차량들의 '평균 연비'에 대해서 정부가 최소 기준을 정해 놓고 그 기준을 지키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연비가 낮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차량을 많이 팔면 CAFE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고연비 소형차나 하이브리드·전기차 판매를 늘려 평균 연비를 끌어올려야 했다.
이번 완화안은 CAFE 기준을 2031년형 차량 기준으로 기존 1갤런당 50마일에서 34.5마일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제안은 채택되기 전에 공식적인 규정 제정 절차를 거쳐야 하며 변경 사항은 2022년형부터 2031년형까지 모든 승용차와 소형 트럭에 적용된다. 또 소형 SUV와 승용차와 유사한 섀시에 기반을 둔 이른바 크로스오버 차량을 소형 트럭이 아닌 승용차로 재분류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자동차 업체들이 벌금을 상쇄하기 위해 경쟁사로부터 크레딧을 구매할 수 있게 한 제도도 폐지한다. 이 제도는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에 큰 이익을 안겨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을 직접 거론하며 소형차와 같은 "작고 저렴한 차량"을 미국에서도 생산·판매할 수 있도록 즉시 승인하라고 지시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일본에 가보면, 또 한국과 말레이시아, 다른 나라들을 봐도 옛날 폭스바겐 비틀 같은 아주 작은 차들이 있다. 아주 작고, 정말 귀엽다"며 "나는 장관에게 이 차들의 생산을 즉시 승인하라고 지시했다. 여러분은 곧 그런 차를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
이날 백악관 발표 행사에 참석한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것은 상식과 부담 가능한 가격의 승리"라며 "사람들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더 저렴한 차량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합리적인 가격의 차량에 투자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밝혔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연비가 낮은 차량이 늘어나면 연료 수요가 증가해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반발한다. 자연자원보호위원회(NRDC) 청정 차량 담당 국장 캐시 해리스는 WSJ에 "이 규정이 시행되면 운전자들은 매년 주유소에서 수백달러를 더 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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