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당국, 생포 병사들 신상도 공개
현지 파견 국정원 인력이 통역 지원
국정원 "낙오 상태로 굶다가 붙잡혔다고 말해"
"전쟁이 아니라 훈련 위해 이동하는 것으로 알았다고 진술"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국가정보원(국정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2명이 우크라이나에 의해 생포됐다고 12일 확인했다.
국정원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SBU)과의 실시간 공조를 통해 북한군 생포를 포함한 현지 전장 상황을 파악했다.
이 북한군들은 부상을 입은 상태로 생포됐으며,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국정원에 따르면 생포된 북한군 중 1명은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도착해 일주일간 러시아 측으로부터 군사훈련을 받고 전장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이 아니라 훈련을 받기 위해 이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러시아에 도착한 후에야 파병된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했다.
또 전투 중 상당수 병력 손실이 있었으며, 낙오된 상태로 4~5일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다가 붙잡혔다고 말했다.
생포된 북한군들이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알려진 데 따라 이들이 한국행을 원하면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이 쏠린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지에 파견된 국정원 인력이 해당 병사들 심문을 위해 통역을 지원하고 있다.
이성권 국회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가 지난해 10월29일 정보위 이후 밝힌 바에 따르면 국정원은 투항하거나 포로로 잡힌 북한군이 남한으로 귀순을 요청할 경우 "헌법상 우리나라 영토에 있는 국민 한 사람이기 때문에 국제법적으로나 국내법적으로나 당연히 받아줘야 될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시 국정원은 "북한 권력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부분도 존재해서 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며 "본인 의사를 존중해서 귀순을 요청하면 검토해야 할 여지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북한군 생포 사실을 알렸다. 우크라이나 SBU는 생포된 북한군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나이 등 구체적인 신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언론 매체가 지난달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1명을 생포했다고 보도한 바 있지만 당국 차원에서 생포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생포된 북한군은 부상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국정원이 확인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병사 1만1000여명을 보냈다. 이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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