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안전 총력"에도…에어부산 화재, 또 '대형 참사' 날뻔

기사등록 2025/01/29 08:45:57

최종수정 2025/01/29 11:08:23

전날 밤 이륙 준비하던 에어부산 항공기서 화재

승객 169명·승무원 7명 슬라이드 통해 비상탈출

인명피해 없었지만 제주항공 참사 한 달만 '아찔'

"큰 사고로 이어질뻔…화재 원인 신속·정확 조사"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 28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항공기에 탑승해 있던 승객 169명과 승무원 7명 모두 전원 탈출했다. (사진=SNS 캡쳐) 2025.0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 28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항공기에 탑승해 있던 승객 169명과 승무원 7명 모두 전원 탈출했다. (사진=SNS 캡쳐) 2025.01.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정부가 설 연휴 기간 각종 재난·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관리 대책에 만전을 기했지만,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승객과 승무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한 달 만에 발생한 사고여서 항공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29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설 전날인 지난 28일 오후 10시 26분께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승객 169명과 승무원 7명 등 17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 중이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후미 상부 부근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슬라이드를 이용해 모두 비상 탈출했으며,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3명이 타박상 등 경상을 입었고, 이 중 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소방 당국은 오후 10시 34분께 현장에 도착해 10시 38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이다.

불은 오후 11시24분께 초진됐고, 최초 신고 접수 1시간 만인 11시31분께 항공기 동체를 대부분 태운 뒤 완전히 꺼졌다.

불이 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등 관계 당국은 "항공기 꼬리 쪽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목격자 진술에 따라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최소 6일, 최장 9일 동안 이어지는 이번 설 연휴를 맞아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인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화재부터 대설·한파, 각종 사고 등에 대비한 '설 연휴 안전관리 대책'을 추진해왔다.

연휴 동안 24시간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비롯해 관계 기관이 상시 상황 관리를 강화하는 등 전국에서 발생하는 재난·사고 상황을 빈틈 없이 관리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이 기간 대설과 한파도 예보된 만큼 철저한 대비에도 나섰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 있던 홍콩행 에어부산 BX391편 항공기(기종 A321) 후미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나 승객 170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76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이 과정에서 3명이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은 29일 새벽 진화가 완료된 에어부산 항공기 모습. 2025.01.29.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 있던 홍콩행 에어부산 BX391편 항공기(기종 A321) 후미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나 승객 170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76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이 과정에서 3명이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은 29일 새벽 진화가 완료된 에어부산 항공기 모습. 2025.01.29. [email protected]

특히 귀성·귀경, 국·내외 여행 등으로 많은 국민이 이동하는 것을 고려해 국토부는 교통 분야인 도로와 철도는 물론 항공에 대한 안전 관리를 강화해왔다. 항공은 주요 공항의 운항·정비 분야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행안부도 지난 28일 청주국제공항을 방문해 공항 이용객 안전관리 및 항행 안전시설 관리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승객과 승무원 181명 중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항공기 사고에 대한 국민 불안과 우려가 커진 만큼 어느 때보다 항공 안전관리 강화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한 달 만에 또다시 아찔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특히 이륙 직전에 화재를 인지하고 승객들이 신속하게 탈출해 사망 등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만약 비행 중 화재가 났다면 제주항공 참사에 이어 대형 참사가 재현됐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YTN 뉴스 생방송에 출연해 "이 사고는 사실 작은 사고로 보기 어렵다"며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굉장히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개연성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발 전에 왜 항공기에서 화재가 났는지, 정비 불량이나 무리한 운항 스케줄은 없었는지 등 관계 당국에서 합동조사본부를 꾸려 신속하고 정확하게 화재 원인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사고 직후 항공정책실장을 중심으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사고 현장에서 부산지방항공청장을 중심으로 지역사고수습본부를 운영하며 총력 대응 중이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조사위)도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위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조사와 이번 사고 조사를 동시에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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