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족쇄 풀린 '잠삼대청'…집값 더 오를까

기사등록 2025/02/12 16:01:17

최종수정 2025/02/12 18:16:07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핀셋 지정' 전환

잠실·삼성·대치·청담 291곳 아파트 지정 해제

'똘똘한 한 채' 수요 등으로 집값 상승 가능성

실거주 의무 사라져 전세 물량 늘어나는 효과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서울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내 14곳의 재건축 단지를 제외한 모든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서 해제됐다.

서울시가 12일 잠삼대청에 위치한 291곳의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즉시 해제하면서 이들 지역의 집값 향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의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고,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상급지 교체 수요가 상당한 만큼 집값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아파트 매매시장이 주춤한 상황이라 당장의 부작용은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서울시는 이날 국제교육복합지구 인근 4개동인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 위치한 아파트 305곳 중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다만 안전진단이 통과된 14곳의 재건축 아파트는 재건축 추진 기대에 따른 매수 대기 유입 등 투기 과열 가능성이 있어 지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치동 은마, 개포우성 1·2차, 미도, 삼성동 진흥, 청담동 현대1차, 잠실동 주공5단지와 아시아선수촌, 우성 1~4차 등 14개 단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유지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부동산 가격 급등이 우려되는 개발 예정지 인근의 투기적 거래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경우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구역에서 아파트를 사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하고, 상가·업무용 빌딩은 4년간 입주해야 한다. 임대를 놓거나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일명 '갭투자'도 불가능하다.

이번에 일부 지정이 해제된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 14.4㎢는 지난 2020년 6월 처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해당 지역에 토지와 주택을 갖고 있는 소유주들의 재산권 침해 논란, 집값 풍선효과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제도의 효과 검증을 위해 연구 용역을 실시했고, 그 결과 토지거래허가제가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핀셋(선별)' 지정으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아파트의 경우 거래량이 늘고, 집값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후 강남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호가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송파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전보다 0.13% 오르며 서울 지역에서 유일하게 0.1%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1월6일 0.03%, 1월13일 0.04%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오 시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검토 발언 이후인 1월20일 0.09%, 설 연휴가 지난 뒤인 지난 3일 0.13% 올랐다.

강남구도 지난해 연말 하락세를 보이며 연초 보합을 기록했지만, 오 시장의 발언 이후 1월20일 0.01%, 2월3일 0.03%로 반등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일부 재건축 단지가 규제 완화에서 제외됐지만, 잠삼대청 등 강남권의 똘똘한 한 채 선호가 크고,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상급지 교체 수요도 상당하다"며 "잠실동 리센츠, 삼성동 래미안라클라시, 힐스테이트1차,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2단지 등 지역 내 랜드마크 등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되며 구입 대기수요 유입이나 집값 상승 휘발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지역은 거래량 증가와 가격 강세, 갭투자 수요 유입이 봄 이사철에 발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해당 지역들이 강남권에서도 학군이나 업무시설 등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 단기간 호가가 오르고, 과열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며 "갭투자나 외지인 거래가 늘면서 일부 지역에만 수요가 쏠리는 지역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부작용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 영향 등으로 아파트 매매시장이 주춤한 상황이라 당장의 부작용은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면서 전세 물량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도 예상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값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부 집값 상승이 나타나더라도 이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의 부작용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더구나 지난해부터 대출 축소 등 규제 기조를 감안하면 당장의 큰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수석위원은 "최근에는 전반적으로 주택시장이 침체돼 있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전체 주택 시장에 비교적 영향을 덜 줄 수 있는 시기"라며 "장기 보유자들의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진 점과 실거주를 하지 않아도 되면서 전세 물량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역할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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