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사교육 참여율 87.7%…늘봄교실에도 증가
월평균 60만원…초등 50.4만원, 증가율 10% 육박해
OECD "韓 소득 상당 부분 사교육 할애…출산율 하락"
이주호 "교육부 장관 책임 통감…국민 눈높이 부응 못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시내 한 학원가에 의과대학 준비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4.07.24.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7/24/NISI20240724_0020426236_web.jpg?rnd=20240724111334)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시내 한 학원가에 의과대학 준비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4.07.2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지난해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사용한 비용이 월평균 6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늘봄학교 확대 등 사교육 경감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초등의대반' 등 의과대학 열풍으로 과열된 사교육 시장을 진정시키지 못하는 모습이다. 사교육 시장 과열이 저출생 현상을 부추기면서 정부 해법이 긴요해지고 있다.
14일 통계청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80.0%로, 초등학교 87.7%로 가장 높았다. 중학교 78.0%, 고등학교 67.3% 순이었다.
참여율은 전년대비 초등학생 1.7%포인트(p), 중학생 2.7%p, 고등학생 0.9%p 순으로 증가했다.
사교육을 받지 않는 초등학생을 포함한 지난해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43만4000원)에 비해 9.3% 증가한 47만4000원이었다.
사교육을 받고 있는 참여 학생들의 사교육비를 따로 보면 월평균 59만2000원에 달했다. 전년(55만3000원)에 비해 7.2% 증가했다. 1인당 월 60만원을 지출해 연간으로 환산하면 720만원, 정규교육 12년으로 8640만원에 달한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지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증가폭은 초등학생이 가장 두드러졌다.
초등학생 50만4000원, 중학생 62만8000원, 고등생 77만2000원을 기록했다. 중학생 5.3%, 고등학생 4.4% 늘어나는 동안 초등학생은 두 배에 가까운 9.0% 증가을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가 29조원을 넘어서면서 4년 연속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7만4000원으로 전년(43만4000원)에 비해 9.3% 증가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3/NISI20250313_0001790244_web.jpg?rnd=20250313140424)
[서울=뉴시스]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가 29조원을 넘어서면서 4년 연속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7만4000원으로 전년(43만4000원)에 비해 9.3% 증가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늘봄교실 영향으로 사교육 감소가 사교육비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4세 고시, 7세 고시, 초등의대반 등 의대열풍이 이를 잠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조사 시기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는 1차가 작년 3~5월, 2차가 7~9월에 이뤄서 늘봄교실의 참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실시가 이뤄진 시점을 고려할 때, 늘봄학교를 전체 학교에 도입한 2학기는 조사기간에 일부만 포함돼 정책 효과가 조사 결과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교육개혁이 현장에 뿌리내려 교실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가 될 것이며, 현장에서 교육개혁의 성과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안동=뉴시스] 경북 한 학교의 늘봄교실. (사진=경북교육청 제공) 2025.02.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12/NISI20250212_0001768556_web.jpg?rnd=20250212145010)
[안동=뉴시스] 경북 한 학교의 늘봄교실. (사진=경북교육청 제공) 2025.02.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문제는 사교육 경쟁이 출산율 저하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김태훈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 2009∼2023년 사교육·출산 데이터를 활용해 사교육비 지출과 합계출산율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직전년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1% 늘면 합계출산율이 약 0.192∼0.26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교육비 증가는 둘째, 셋째 이상 자녀 출산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3년 12월 한국경제인협회가 낸 보고서에서도 유사한 지적이 나왔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늘어난 사교육비가 합계출산율이 하락하는 데 26% 정도 기여했다는 것이다. 1인당 월평균 실질 사교육비가 1만원 오르면 합계출산율은 0.012명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달 '한국의 태어나지 않은 미래: 저출산 추세의 이해'라는 책자를 발간하고 한국의 출산율이 낮은 이유로 높은 사교육비 지출을 꼽았다.
OECD는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많은 한국 학부모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사교육에 할애하고 있다"며 "자녀가 많을수록 더 많은 소득이 필요하므로 출산율이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OECD는 "정부가 사교육 이용을 줄이기 위해 공교육 질을 개선하고 사교육 기관을 규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대학 서열화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4일 시도교육감 간담회를 열고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는 국민들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교육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시도교육감님들과 함께 사교육 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열린 부총리-시도교육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3.14. kmx1105@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4/NISI20250314_0020731957_web.jpg?rnd=20250314102224)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열린 부총리-시도교육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3.14.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