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미만 추기경에 선거·피선거권…한국, 47년만에 투표권
현재 80세 미만은 138명…유흥식, 프란치스코와 관계 '각별'
英 이코노미스트 "한국의 유흥식, 차기 교황으로 거론돼"
![[바티칸=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에게 '비레타'(빨간색 사제 각모)를 씌워준 뒤 포옹하고 있다. 2022.08.27.](https://img1.newsis.com/2022/08/28/NISI20220828_0001071999_web.jpg?rnd=20220828083809)
[바티칸=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에게 '비레타'(빨간색 사제 각모)를 씌워준 뒤 포옹하고 있다. 2022.08.27.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21일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으로 후임자를 뽑는 콘클라베(Conclave·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의 참석 권한을 지닌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황이 선종하면 교황청은 콘클라베를 소집해 투표로 새 교황을 선출한다. 장례식이 끝난 뒤 2~3주 추기경단은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회의를 갖는데, 이론적으로는 세례를 받은 남성 로마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자격이 있지만 지난 700년간 교황은 추기경단에서 선출돼 왔다.
투표 당일 시스티나 성당은 물리적으로 봉쇄되며, 비밀 서약을 한 추기경들은 그 안에 갇히게 된다. 투표 자격은 80세 미만 추기경에게 주어진다. 약 120명이 적임자의 이름을 쓴 투표용지를 제대 위 성배에 넣는 비밀투표 방식이다.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수락하면 교황에 오른다.
추기경은 천주교회에 교황을 제외한 최고위 성직자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는다. 현재 추기경 252명 중 80세 미만은 138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배출된 한국인 추기경 4명 중 2명을 임명했다. 염수정(82) 안드레아 추기경(2014년)과 유흥식(74) 라자로 추기경(2022년)이다.
다른 2명은 1969년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년 재위)가 임명한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 2006년 교황 베네딕토 16세(2005∼2013년 재위) 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 추기경이다.
1943년생 염 추기경은 만 80세가 넘어 피선거권이 없고 유 추기경만 피선거권이 있다.
한국 추기경이 콘클라베에 참가하는 것은 요한 바오로 2세를 교황으로 선출한 1978년 10월 투표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참가한 이후 약 47년 만이다.
대전교구장으로 재직하던 2021년 6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발탁된 유 추기경의 경우 프란치스코 교황이 당시 주교였던 그를 장관으로 임명하며 대주교로 승품했다. 이는 교황청 장관에 한국인이 임명된 첫 사례다.
유 대주교는 이듬해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와의 관계도 각별했다.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건의해 2023년 한국 최초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의 성상을 건립하게 됐다. 김대건 성상의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 설치는 동양인으로는 최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2월 5일 '다음 교황이 아프리카나 아시아에서 나올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로마발 기사에서 유흥식 추기경을 동양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예상 밖의 주자로 지목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교황청 성직자 부서를 이끌고 있는 한국의 유 추기경이 이따금 (차기 교황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며 "신학적으로는 주류라고 하지만 사회적 불의와 정치적 권위주의를 규탄하는 데 적극적이며 무조건 가톨릭을 옹호했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다르지 않은 이력이 있다"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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