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밤, 오랜만" 北대남방송 중단에 접경지 주민들 안도

기사등록 2025/06/12 16:05:20

최종수정 2025/06/12 16:16:47

1년 가까이 이어진 기괴한 소음 대남방송 피해

우리 군 대북방송 중단에 북한도 대남방송 중단

주민들 "예전처럼 편하게 잠 잘 수 있었다" 환영

[파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12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지역에 북한군 대남 확성기가 보이고 있다.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은 없다며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6.12. photocdj@newsis.com
[파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12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지역에 북한군 대남 확성기가 보이고 있다.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은 없다며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6.12. [email protected]
[파주·강화=뉴시스] 송주현 김동영 기자 = "끔찍한 고통을 겪었는데 드디어 해방돼 편안한 밤을 보냈습니다."

전날 우리 군의 확성기 방송 중단에 이어 기괴한 소음이 섞인 북한의 대남방송도 멈춰 그동안 소음 피해를 감수해야 했던 경기 파주와 인천 강화 등 접경지 주민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됐다.  

12일 경기·인천 접경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2시부터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지하자 각종 기괴한 소음 등을 우리 쪽에 전달한 북한 대남방송도 중단했다.

그동안 북한과 가까운 파주시 대성동 마을 등 접경지역은 1년 가까이 북쪽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소음으로 주민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접경지역 마을 전체가 생지옥이고 고문실이라고 말할 정도로 극악한 상황이 펼쳐졌다.

귀를 찢는 기계음과 동물 울음소리 등 소름 끼치는 소음 공격이 계속돼 주민들은 잠 못 이루며 심각한 피해를 겪어왔다.

우리 군의 확성기 방송 중단에 이어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도 멈춰서 주민들 모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파주 비무장지대(DMZ) 내 대성동 마을 주민들은 "전날 낮에는 기괴한 소음이 섞인 북한의 대남 방송이 크게 들렸는데 저녁부터 소리가 들리지 않아 예전처럼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경일 파주시장도 "대북 전단이 오물풍선을 불렀고 이에 대응하는 대북방송이 대남방송으로 이어졌다"며 "새 정부 출범 1주일 만에 대통령의 지시로 대북방송이 전격 중단됐고 북한도 화답하듯 대남방송을 멈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남은 과제는 남북이 화합하고 협력하는 일"이라며 "대한민국의 평화와 온 국민의 평화로운 일상이 계속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인천 강화군 접경 지역도 북한의 확성기 소음 방송이 잦아들면서 지역 주민들이 편안했던 일상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강화군에서는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중단된 지난 11일 오후 이후 북한의 소리 방송도 기존의 자극적인 소음 대신 저녁 시간대 잔잔한 음악 방송으로 바뀌었고, 이후 새벽에는 아예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개구리울음 등 자연 소리에 묻힐 정도로 소음 강도도 크게 낮아졌다.

강화읍에 거주하는 주민 조창신(59·여) 씨는 "그동안 계속해서 철 긁는 소리나 기괴한 음향이 간헐적으로 들려왔는데, 12일 밤에는 그런 소리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파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12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지역에 북한군 대남 확성기가 보이고 있다.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은 없다며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6.12. photocdj@newsis.com
[파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12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지역에 북한군 대남 확성기가 보이고 있다.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은 없다며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6.12.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그동안 군민들만 고생했는데, 굳이 자극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강화군이 아무리 대응책을 세워도 효과가 있을까 걱정이 컸는데, 이번 변화는 정말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 주민은 "예전 같았으면 밤만 되면 북쪽에서 괴상한 소리가 들려와 창문도 못 열고 지냈는데, 어젯밤엔 개구리 울음소리에 노랫소리까지 묻혀서 들릴 정도였다"며 "이렇게 평온한 밤은 오랜만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소리의 정적이 돌아온 접경지 주민들은 조심스럽게 안도하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민 김모(60대)씨는 "오늘처럼 조용한 날이 계속되면 좋겠지만 워낙 예측할 수 없는 상대라 다시 시끄러워질까 봐 솔직히 마음을 놓긴 어렵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따금 문틈으로 스며들 듯 들리던 금속음에 익숙해진 탓인지, 되려 너무 조용한 밤이 낯설게 느껴진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다른 주민은 "잠깐 멈췄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또 언제 소리가 터질지 몰라 불안하긴 마찬가지"라며 "이번에도 예전처럼 잠시 소강상태였다가 다시 시작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동네에 돌고 있다"고 전했다.

강화군은 지난해 7월부터 송해·양사·교동면 등 접경지에서 발생한 북측 확성기 방송으로 인해 수면장애, 스트레스, 두통, 심지어 영유아의 경련 사례까지 주민 피해가 속출하자, 인천시와 함께 방음창 설치 및 대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소음측정 및 저감 컨설팅 용역’을 발주해, 피해 지역인 5개 읍면을 중심으로 6개월간 정밀 소음지도를 작성하고 실효성 있는 저감 방안을 마련 중이다.

앞서 강화군은 정부가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 된 지역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군은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전날 오후 2시부터 모든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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