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 아픈데 빨리 안 가?"…빗길서 '안전 운전'해 섭섭하다는 남편

기사등록 2025/07/07 01:00:00

최종수정 2025/07/07 07:47:42

[서울=뉴시스] 부부 싸움 이미지.(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부부 싸움 이미지.(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시어머니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 빗길 고속도로를 운전하던 중 70㎞/h로 천천히 가서 섭섭하다는 이유로 남편이 대화도 하지 않으려 한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과속 운전을 안 해서 섭섭하다는 남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결혼 8년차 부부라고 밝힌 글 작성자 A씨는 "부부간에 갈등이 생겨서 답답한 마음에 글을 쓴다"라며 "최근 남편과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시아버지한테서 전화가 왔다. 시어머니가 쓰러져서 병원으로 이송 중이라는 소식이었다"라고 했다.

A씨는 "시어머니는 평소 협심증을 앓았고, 심장혈관이 많이 안 좋았다. 시어머니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하더라"라며 "자식이 남편 한 명뿐이라 연락할 곳도 없어서, 우리 부부가 지금 내려와 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남편에게 망설임 없이 바로 시댁에 가자고 했다. 시댁은 충남 아산이었다.

그는 "남편이 저녁 식사를 하면서, 술을 조금 마셔서 내가 운전했다. 장마철이라 비가 많이 왔다"라며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비가 제법 내려서 시속 70㎞로 유지하고 달렸다. 자동차 와이퍼를 최대 속도로 올렸는데도, 빗물이 흘러 앞이 잘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런데 남편은 A씨를 향해 "이렇게 느리게 운전해서 언제 아산까지 가겠나. 100~110㎞/h 구간이니까, 100㎞/h에 맞춰서 달려라"라며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불안해서 그렇다. 조금만 더 빨리 가 달라"라고 부탁했다.

이에 A씨는 "위험해서 더 빨리 달리기 어렵고, 차가 미끄러질 위험도 있다. 조금 늦더라도 무리하게 가지 말자"라고 했지만, 남편은 "이 차에 ABS(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이 있어서 비 오는 날, 100㎞/h까지는 달려도 된다. 걱정하지 말아라"라고 거듭 부탁했다.

A씨는 "나도 당연히 남편의 마음을 알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라고 남편을 겨우 설득했다. 그랬더니 남편이 더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라며 "그렇게 좀 늦긴 했어도 아산에 도착했다. 시어머니는 병원 응급실에 있었고, 정밀 검사를 해야 해서 입원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 이후 남편의 행동이 평소와 달라졌다. 농담도 잘하고, 친구처럼 다정한 사람이었던 남편은, 이 일이 있고 난 후, A씨에게 꼭 필요한 최소한의 말만 하고, 일상적인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이에 A씨가 대화를 시도하자 남편은 "아산에 갈 때, 엄마가 너무 걱정돼서 조금만 더 빨리 달려 달라고 부탁했지만, 끝내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난 장모님이 그런 상황이었으면, 100㎞/h까지 밟아서 달려갔을 것"이라고 그 이유를 털어놓았다.

A씨는 "이 일이 그렇게 섭섭하다고 한다. 남편의 말을 듣고 나니 마음이 아프다. 나는 오로지 안전을 생각해서였는데, 남편은 그 일이 가슴에 깊이 남았나 보다. 정말이지 남편이 답답하다"라고 하소연했다.

누리꾼들은 "A씨가 아무 이유 없이 그런 것도 아니고, 안전 때문에 그런 건데 남편이 너무하다" "걱정돼서 서두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게 가다가 사고 나는 것보다는 조금 늦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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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 아픈데 빨리 안 가?"…빗길서 '안전 운전'해 섭섭하다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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