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발 돌린 부총리, 설명 없는 미국…한미 관계 이상기류?

기사등록 2025/07/24 20:05:23

美, 2+2 협의 하루 전 불참 통보…부총리 방미 취소

사유는 "긴급한 일정"…추가적인 배경 설명은 없어

협상 시한 만료 앞두고 한미관계 이상기류 우려 제기

"美측은 여러차례 미안하다고 해"…과도한 해석 경계

[인천공항=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오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였던 미국 재무장관과 무역대표부(USTR)와 예정되어 있던 통상협상이 취소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귀빈실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5.07.24. 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오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였던 미국 재무장관과 무역대표부(USTR)와 예정되어 있던 통상협상이 취소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귀빈실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5.07.2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한미 2+2 통상협의가 미국 측의 사정으로 돌연 연기됐다. 취임 후 첫 통상외교 무대 데뷔를 앞두고 있던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행 비행기 탑승 직전 공항에서 발길을 돌렸다.

상대국 고위급 협상대표에게 회동 하루 전에 불참을 통보하는 것 자체가 외교적 결례라는 점에서 기재부 직원들이 느끼는 당혹감은 상당한 분위기다. 회동이 무산된게 한국에 대한 미국의 불만 내지는 경고 성격이라는 해석까지 더해지고 있는 점은 더 큰 부담이다.

24일 기재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25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미국 워싱턴D.C.행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었다. 기재부가 미국 측으로부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불참 통보를 받은건 오전 9시께다.

이번 2+2 통상 협의는 우리 측에서 구 부총리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측에서는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협상 대표로 나설 예정이었다. 공항에서 대기하던 중 카운터파트의 불참 소식을 듣게 된 구 부총리는 방미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미국 측은 '베선트 장관의 긴급한 일정'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불참 사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미국의 추가적인 설명은 현재까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미국이 25%의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시한인 8월 1일까지 불과 8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이다. 향후 통상 협의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8월 1일 이전에 협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상호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되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미국 측의 설명은 없는 상황이다.
[워싱턴=AP/뉴시스]지난달 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스콧 베선트(오른쪽) 재무장관이 발언하는 모습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지켜보고 있다. 2025.07.09.
[워싱턴=AP/뉴시스]지난달 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스콧 베선트(오른쪽) 재무장관이 발언하는 모습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지켜보고 있다. 2025.07.09.

일각에서는 한미 관계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미 2+2 통상협의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을 방문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지 못하고 귀국했기 때문이다. 이런 일련의 상황에는 미국이 우리 측에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기재부는 한미 2+2 협상 무산의 배경이 우리 측에 대한 불만이나 경고는 아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이 연기 요청 메일에서 여러 차례 미안하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회동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8월 1일 협상 시한이 만료되는 만큼 산업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나 우리 측 입장을 전달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 측 메시지는 '(베선트 장관의)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2+2 회동이) 어렵게 됐다. 정말 미안하다. 조속하게 다시 날짜를 잡자.'는 내용이었다. 현재로서는 다른 의도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8월 1일이라는 날짜를 못을 박아둔 상태이기 때문에 2+2 협상은 안됐지만 산업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 또 다른 경로를 통해 협의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는게 최선"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방미 일정을 마친 위성락 실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한미 간 현안 협상이 막바지에 꽤 중요한 국면에 있다"며 "재방문은 경제 관료들이 하게 되는 세부 협상을 지원하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부처 각료들이 워싱턴에 가서 분야별 해당 세부 협상을 하고 있다"며 "저는 이 국면에서 한미 관계 전반, 즉 무역, 통상, 안보, 동맹 전반에 걸쳐서 총론적인 협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뉴시스] 황준선 기자 = 관세 협상 등 한미 양국 간 현안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7.24. 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황준선 기자 = 관세 협상 등 한미 양국 간 현안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7.2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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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07/24 20:05:2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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