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왜 '배'에 집착하나…인·태 무대로 中견제 부심

기사등록 2025/08/26 14:57:58

美해군 보유 선박 숫자 中에 뒤처져…단기 보유 수 감소 전망도

트럼프 "조선업 재건, 시작 힘든 일…시간 좀 걸릴 것"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08.26. bjko@newsis.com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08.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조선 협력은 물론 한국산 선박 구매를 거론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주무대로 한 대(對)중국 해상 견제 일환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백악관 한미 정상회담에서 "여러 문제에 관해 매우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무역 외에 선박 구매 계약 등을 거론했다. 특히 한국과의 협력을 통한 자국 조선업 부흥 외에 "한국에서 선박을 구매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선업 부흥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제조업 재건 정책 일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자국 조선업 재건 및 관련 연방 자금 지원 등을 골자로 한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Restoring America’s Maritime Dominance)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해당 명령에는 중국이 세계 상업용 선박 건조 시장을 절반가량 잠식한 반면 미국의 신규 선박 건조율은 1%도 안 된다는 지적이 담겼다. 이에 미국 내 조선업 강화를 위해 동맹·파트너 국가 소재 조선업체의 관련 대미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대미 투자 외에 '한국산 선박 구매'를 언급한 점이다. 외국산 선박 구매는 자국 조선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정책 기조와 배치되며, 관련 업계 반발도 예상된다. 자국 상선·군함의 해외 건조를 금지하는 현행법에도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박 구매를 거론한 것은 중국과의 해상 패권 경쟁을 의식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방 당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을 '추격하는 위협'으로 규정하고 그 대응 역량을 키우는 데 국가방위전략(NDS)의 초점을 맞춰 왔다. 핵심은 해상 견제로, 2022년 NDS에 따르면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국 국방부의 대중국 견제 핵심 무대로 꼽힌다.

2022년은 바이든 정부 시절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NDS도 대동소이할 전망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6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 견제를 국방부 우선순위로 규정하고, 제1도련선에서의 중국 공격 거부에 현대화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해상 전력의 중추인 선박이다. 미국 국방부의 2024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숫자 면에서 370척 이상의 선박과 잠수함 등을 보유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 전력을 자랑한다. 나아가 올해 말까지 395척, 2030년까지 435척으로 그 수를 늘릴 예정이다.

반면 미국은 선박의 숫자 면에서 중국에 크게 뒤처진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지난 1월 공개한 '해군 2025 조선 계획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해군은 현재 295척의 군함을 보유했다. 2054년까지 이를 390척으로 늘릴 방침이지만 국내 조선 역량이 받쳐줄지 의문이다.

특히 단순히 군함 수를 늘리는 것 외에 선박의 규모와 화력 등 개선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기존 선박 교체와 신규 선박 보충 등 주기에 따라 2027년에는 오히려 보유 선박 수가 283척으로 일시 감소할 예정으로, 미 해군은 향후 30년 동안 총 364척의 선박을 신규 구매할 방침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실제 선박을 신규 구매하려면 존스법과 반스-톨레프슨법 등 현행법상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 방위사업청은 이와 관련해 최근 한미가 현행법 개정 등 규제 완화에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다시 이곳(미국)에서 우리 사람들과 함께 배를 만들 것"이라면서도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관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미국 내 조선업 재건을) 시작하는 일에는 힘이 든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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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08/26 14:57:5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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