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 시대 화두는 '지속 가능 성장'…노벨경제학상 의미는

기사등록 2025/10/13 20:52:29

모키르·아기용·하위트 교수 수상자 선정

기술 진보 속 지속가능성 전제조건 파악

'창조적 파괴' 통한 이론 세운 공로 인정

"기술발전이 경제성장에 미칠 영향 강조"

[세종=뉴시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조엘 모키르, 필리프 아기옹, 피터 하위트. (사진=노벨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조엘 모키르, 필리프 아기옹, 피터 하위트. (사진=노벨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소현 임하은 기자 =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신기술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을 연구한 세 경제학자에게 돌아갔다.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수상이라는 평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조엘 모키르 노스웨스턴대 교수, 필리프 아기옹 콜레주 드 프랑스와 런던정치경제대 교수, 피터 하위트 브라운대 교수를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했다.

위원회는 "세 학자는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모키르 교수는 기술 진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전제 조건을 파악한 공로를, 아기옹 교수와 하위트 교수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이론을 세운 공로를 각각 인정 받았다.

모키르 교수는 경제사학자로, 산업혁명 이후 지속 성장의 근본적인 원인을 역사적 자료를 통해 규명했다. 그는 대표 저서 '성장의 문화'(The Culture of Growth)와 '발전의 문화'(A Culture of Improvement)에서 유럽의 지적 환경이 어떻게 경제 발전을 촉진했는지를 분석했다.

특히 산업혁명 시기 영국 등 유럽에서 산업혁명이 먼저 일어났는지의 원인을 '계몽주의 운동(Enlightenment Movement)'에서 찾았다.

모키르 교수는 "지속 가능한 혁신은 단순한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과학적 이해를 통한 '누적 가능한 지식' 위에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래픽=뉴시스] 재판매 및 DB금지. hok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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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 학계에서는 모키르 교수의 수상이 경제학의 지평과 시야를 넓힌 의미있는 수상이라는 평이 나온다.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개발협력센터 초빙연구위원은 "경제사 전공자로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이) 사실상 처음"이라며 "수백 년 단위의 장기적 변화 속에서 성장의 요인을 탐구한 대표적 학자"라고 밝혔다.

서중해 위원은 "경제성장을 제도와 문화, 가치 체계 같은 사회적 요인까지 확장해 설명했다"며 "경제를 단순한 자본·노동 투입으로 보지 않고 그 배경의 제도와 문화까지 포괄한 시야를 가진 학자"라고 강조했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세계지역연구1센터 북미·유럽팀 연구위원은 "모키르 교수는 유럽에서 기초과학이 발전하고 과학이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앞서 발전하면서 산업혁명이 일어난 핵심 요인이 됐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장영욱 위원은 "위원회가 올해는 '기술 발전이 경제 성장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요즘 AI나 정보통신기술(ICT)이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 성장 모델 자체를 전환시키는 시기"라고 부연했다.

또한 아기옹 교수와 하위트 교수는 1992년 발표한 논문에서 창조적 파괴 이론을 수리 모델로 정립하고 혁신으로 인한 지속적 성장 매커니즘을 연구했다.

창조적 파괴는 흔히 조셉 슘페터가 1942년 저서 '자본주의, 사회주의 그리고 민주주의'를 통해 윤곽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신기술이 등장해 낡은 산업과 기업을 대체하는 과정이 성장의 핵심임을 밝혔고 이를 통해 경제의 역동성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모키르 교수가 역사적인 관점에서 신기술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풀어냈다면 아기옹 교수와 하위트 교수는 이론적으로 풀어낸 것이다.

이들의 연구는 이후 '내생적 성장 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고 정부의 혁신 정책, 연구개발 투자, 시장경쟁 정책 설계 등에 영향을 미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은 혁신 기업이 기존 기업을 대체하면서 기술이 발전하는 과정을 의미한다"며 "이런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려면 한편으로는 산업 구조조정도 병행돼야 하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적으로 보면 일부 기업들이 정부 지원에 기대 연명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부분은 창조적 혁신과 상충된다"며 "이제는 그런 의존 구조를 지양하고 혁신 중심의 산업 생태계로 가야 한다는 점을 이번 수상으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국제인공지능대전에서 마음 AI 부스에서 관계자가 다양한 AI 로봇을 소개하고 있다. 2025.05.1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국제인공지능대전에서 마음 AI 부스에서 관계자가 다양한 AI 로봇을 소개하고 있다. 2025.05.1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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