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확보' 분투하는 트럼프…中 '수출제한 공격' 막아낼까

기사등록 2025/10/21 14:49:35

최종수정 2025/10/21 16:06:24

트럼프, 호주와 12조원대 광물 협정 체결

中 수출 통제하자 희토류 확보 다각화 노력

대응 역량 한계 지적도…"10~15년 전 했어야"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백악관 각료 회의실에서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와 핵심 광물 및 희토류 관련 협정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2025.10.21.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백악관 각료 회의실에서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와 핵심 광물 및 희토류 관련 협정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2025.10.21.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공급처 다각화에 나섰다.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을 중국이 장악한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이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확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백악관 워싱턴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회담에 앞서 호주와 중요 광물 협정을 체결했다.

앨버니지 총리에 따르면 협정은 85억 달러(약 12조1160억원)를 들여 즉시 사용 가능한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건설, 호주의 채굴·가공 능력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6개월간 미국과 호주 내 프로젝트에 10억 달러를 공동 투자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정으로 "1년 후면 핵심 광물과 희토류가 넘쳐나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를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 있는 마운틴 패스 광산의 희토류 광산의 2024년 항공사진 모습. (사진=뉴시스DB) 2025.10.21.
[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 있는 마운틴 패스 광산의 희토류 광산의 2024년 항공사진 모습. (사진=뉴시스DB) 2025.10.21.

이번 협정은 중국이 기습적으로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선 가운데 발표됐다.

중국은 지난 9일 희토류 수출 통제 품목을 확대하고, 해외에서 제조한 품목에 대해서도 중국산 희토류 원료와 기술 등을 이용했을 경우 수출 허가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대미 희토류 영구자석 수출 물량은 전월보다 28.7% 감소했다. 영구자석은 전기차, 방위산업을 포함해 다양한 첨단 산업 제조에 필수적인 재료다.

미국은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반발하며 협상을 타진하고 있다. 다음 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전망인데, 그 전에 고위급 만남을 가져 의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희토류는 미국 F-35 전투기 등 방위 부문, 컴퓨터 칩,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광물이다. 2024년 기준 중국이 채굴량 약 70%, 가공량 90%를 압도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인공지능(AI) 경쟁을 가속하는 상황에, AI를 포함한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확보하는 게 미국으로선 급선무다.

더힐에 따르면 루이스 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아시아경제국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공급망에 부분적 차질만 생겨도 시장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향후 2년간 미국 경제 성장률이 최소 1%p 넘게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사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25.10.21.
[오사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25.10.21.

이날 호주와 광물 협정을 체결한 배경도 희토류 공급을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와 220억 달러(31조3650여억원) 규모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 점도 희토류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는데, 아르헨티나에 희토류, 우라늄, 리튬 등 핵심 광물이 대량 매장돼 있는 만큼 이를 선점하려는 의도라는 시각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희토류 조치를 볼 때 우린 자급자족하거나 동맹국과 함께 충분한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며 "중국과 같은 비시장 경제를 상대할 땐 산업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웬 테드포드 비컨정책연구소 수석 분석가는 더힐에 "공급망을 국내화하고 심지어 우방국으로 이전해 중국에 대한 대안을 개발하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2025.10.21.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2025.10.21.

다만 현재로선 미국의 대응 역량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절반에 가까운 4400만t을 보유하고 있는데, 미국은 2%가량인 190만t만 보유 중이다.

에드워드 올든 외교관계위원회 수석 연구원은 "미국엔 희토류 자급자족을 위한 일관된 전략이 없다"며 "10~15년 전에 마련해야 했을 전략을 이제서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테드포드 분석가는 협상을 통해 중국이 수출 제한 조치를 해제하더라도, 향후 미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다시 꺼내 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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