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홍만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이종격투기선수 최홍만이 잠적한 이유를 밝혔다.
최홍만 5일 방송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씨름선수 은퇴 후 K-1 선수로 전향해 연봉 20억원을 받다가, 2008년 잠적한 속내를 털어놨다. "당시 건강검진에서 뇌에 종양이 발견됐다. 의사 권유로 수술을 받았다. 3개월 후 바로 복귀전을 해야 했고, 계약을 어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아무래도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다. 바다 하리 선수와 시합했는데, 3라운드까지 판정이 안 나 내가 연장전을 포기했다. 불안함이 컸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당시 비난이 거셌다. 속사정도 모르고, 시합에서 지면 없는 말도 지어내면서 욕하더라. 계속 마음에 쌓였다. 악플로 인해 마음고생 해 체중이 20㎏ 빠졌다. 그때부터 사람들에게 상처가 쌓이기 시작했다. '운동 그만할까' 생각하면서 더 움츠리게 됐다. 길을 가다가 반대편에서 사람들이 오면 항상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사람 많은 데 가면 불안했다. 너무 심하니 주위에서 '병원에 가라'고 했는데, 병원 자체도 가기 싫었다. 또 사람과 마주해야 하지 않느냐."
10년 만에 국내 복귀전에서 승리했지만, "시합 끝나고 아버지에게 연락이 왔다. 어머니가 많이 위독하다고 하더라. 일부러 나에게 숨긴 것"이라며 "바로 제주도에 가서 어머니를 뵀는데, 유방암이 전이돼 위독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시합은 이겼지만, 어머니가 '네 얼굴이 슬퍼 보였다'고 하더라. '앞으로 살아가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마지막 말씀을 남기고 눈을 감으셨다"면서 "내 인생의 전부였다. 평생 유일한 내 편이었다"며 눈물을 쏟았다.
"어머니 고향인 제주에서 지냈다. 새벽 4~5시께 오름을 올랐다"며 "그 시간에는 사람들을 마주칠 일이 없어 혼자 생각하고 고민도 할 수 있다. 당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정상에서 하늘을 보면 기분이 좋아졌다. 어머니 품에 있는 것만 같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