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X “러시아, 북한 군사 지원 의존 의심해서는 안돼”
부상 병사 대화 동영상, 북한의 부모 자신 어디있는지 모른다고 대답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했다”, 우크라 실전 파병 모르고 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한 부상한 북한군 병사 2명을 공개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병사와의 교환을 제안했다.
아직 북한군 파병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 “북한의 군사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린 경어체의 한글 게시글에서 “북한에서 처음 생포한 병사들 외에도 의심할 여지없이 다른 병사들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 어느 누구도 러시아 군대가 북한의 군사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해서는 안됩니다”며 “이제 푸틴은 북한의 군사 지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는 이어 “우크라이나는 김정은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조직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북한 시민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라며 포로 교환을 제안했다.
그는 “포로 귀환을 원하지 않는 북한 병사들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방법’이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젤렌스키는 “특히 이 전쟁에 대한 진실을 한국어로 널리 알려 평화를 앞당기고자 하는 한국인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한글로 X 글을 올리는 취지도 설명했다.
앞서 11일 젤렌스키는 부상당한 북한군 병사의 사진과 함께 북한 병사와 2분 55초 분량의 대화 동영상도 올렸다. 대화 내용은 우크라이나 음성과 영어 자막으로도 소개했다.
북한 병사들은 한국어로 묻는 질문에 침대에 누운 병사는 또렷하게 자신의 생각을 대답했다.
턱이 다쳐 붕대를 감아 말을 하지 못하는 병사는 앉아서 고개짓으로 의사를 표현했다.
“지금 여기가 어딘 지 알아. 너 지금 우크라이나에 있어. 우크라이나 상대로 싸우는 것 알고 있었지” 라는 질문에 한 병사는 천장만 물끄러미 쳐다보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러면 여기 지휘관들은 누구와 싸운다고 했나”라는 질문에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했어요”라고 대답했다.
북한에 가족이 있다고 대답한 병사는 “부모님은 지금 너 어디 있는지 알아?”라고 묻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럼 전선에는 1월 3일부터 있었던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인 뒤 “1월 3일 (전장에) 나와서 옆에 동료들이 죽는 것 보고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5일날 부상당하고…”라고 대답했다.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라고 묻자 턱을 다친 병사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
같은 질문에 누워있는 병사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다 좋은거이”라고 대답했다.
“우크라이나가 괜찮은 것 같아? 여기 좋아”라고 다시 묻자 “여기서 살고 싶어”라고 대답했다.
“너는 지금 우리 우크라이나 친구들이랑 잘 얘기하면 최대한 살 수 있도록 잘 해볼테니까 건강하게 잘 있어야 돼. 밥 주는 것 잘 먹고”라고 안심을 시키자 “집에는 안 보내주겠지요?”라고 병사는 말했다.
“집에 가고 싶어”라고 묻는 말에는 “가라면 가야지”라고 말했다.
“가라면 가고, 우크라이나에 남으라고 하면 남을 거고?” 라고 묻자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보안국 대변인은 한국 정보기관과 협력해 한국어 통역사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북한군이 각각 26살과 20살이며 키이우로 이송돼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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