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손 뻗으며 살려달라 한다"…오요안나에게 위로받은 누리꾼

기사등록 2025/02/04 10:44:18

최종수정 2025/02/04 11:06:02

[서울=뉴시스] 고(故) 오요안나. (사진=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故) 오요안나. (사진=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지난해 9월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인이 생전 고충을 토로하는 누리꾼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응원의 말을 건넸다는 미담이 전해졌다.

지난 3일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A씨는 "(오요안나씨가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내가 힘들다는 뉘앙스를 표현했더니 위로해 주셨다. 감사해서 메시지를 남겼더니 장문의 답변을 주셨다"며 오요안나씨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갈무리해 공유했다.

오요안나씨는 A씨에게 "저 같은 경우에는 사람들한테 손 뻗으면서 살려달라고 말한다. 그럼 대부분의 사람은 손을 내밀어 잡아준다. 물론 밀치고 잡아주는 척하면서 놓아버리는 사람도 있긴 하다"며 "어찌 됐든 저는 끝내 일어나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라도 내내 쓰러져만 있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과를 다닌다는 건 일어나기 위한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이라며 "A씨가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하는 최선이자 자신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고 A씨를 격려했다.

그러면서 "사회가 씌운 프레임 덕에 진입장벽도 높은데 결심하고 해낸 A씨가 멋지다"며 "절대 창피한 일이 아니다"라고 위로했다.

또 오요안나씨는 "거지 같은 과거와 개 같은 현실을 딛고 서 있는 우리 완전 멋지다" "우리 존재 파이팅" 등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이렇게 따뜻하게 힘을 주시려던 분이 계속 힘들어하셨을 걸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무너지고 계속 생각난다. 저 글 내용도 다시 보이는 것 같다"며 먹먹한 심경을 전했다.

한편 오요안나씨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으며, 3개월 만에 부고가 알려졌다. 고인의 휴대전화에선 원고지 17장 분량 유서가 발견됐으며, 동료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족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해자로 지목된 2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오요안나씨는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다. 2017년 JYP 13기 공채 오디션에 합격했으며, 2019년 춘향선발대회에서 숙으로 당선됐다.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뽑혔고, 평일·주말 뉴스 날씨를 맡았다. 다음 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면서 동료 기상캐스터들의 시기 질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 기상캐스터들이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고인을 괴롭힌 내용도 공개됐다. 한 기상캐스터는 "(오요안나) 완전 미친X이다. 몸에서 냄새난다. XX도 마찬가지"라며 "('더글로리') 연진이는 방송이라도 잘했지. 피해자 코스프레 겁나 해. 우리가 피해자"라고 했다.

유족에 따르면 오요안나씨가 생전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내용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한 녹취록이 있다. 정신과 10여 군데를 다녔으며, 수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사망 한 달여 전인 지난해 8월 말께부터 손목에 테이핑하고 날씨 예보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처음엔 가해자 2명 실명만 언급됐으나, 유족은 "진짜 악마는 이OO과 김가영"이라며 "박OO과 최OO는 대놓고 괴롭혔지만, 이OO과 김가영은 뒤에서 몰래 괴롭혔다. 박OO과 최OO는 장례식장에 왔지만, 두 사람은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해자 4명 모두 SNS 댓글창을 닫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논란이 일자 김가영은 MBC FM4U '굿모닝FM 테이입니다'에서 자진 하차했다. 그는 SBS TV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 하차 요구도 받고 있다. 이에 SBS는 "김가영 하차는 결정된 게 없다"며 "(MBC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난 손 뻗으며 살려달라 한다"…오요안나에게 위로받은 누리꾼

기사등록 2025/02/04 10:44:18 최초수정 2025/02/04 11:06:02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