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캐스터 A, 오요안나 3년간 괴롭혀"…모친 오열

기사등록 2025/02/06 13:31:32

오요안나
오요안나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1996~2024)가 선배 A로부터 3년간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요안나 어머니는 6일 디스패치에 "3년 동안 끊임없이 A 이름을 들었다"면서 "안나 주검 앞에서 그 사람 이름이 먼저 떠올랐다. 매일 전화해서 울고 (같이) 욕하고 또 달래고···. 그래도 마음의 상처는 깊어졌고, 우울증 증세까지 겹쳤다"며 오열했다.

현직 경찰인 외삼촌도 "안나가 4개월 만에 A 대신 '뉴스투데이'를 맡으면서 발단이 됐다"고 주장했다. A는 2021년 9월 뉴스투데이 평일 날씨예보를 두 번이나 펑크 냈다. 당시 과학기상팀장이 A를 빼고 오요안나를 투입하면서 괴롭힘이 시작됐다. 어머니는 "내 기억으론 2022년 3월 안나에게 전화가 왔다. 숨이 뒤로 넘어가더라. '엄마, 나 미칠 것 같아'라면서 통곡했다. A가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한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오요안나는 2022년 4월 어머니 권유로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았다. 우울증 진단 후 수면제에 의지했고, 잠에 들지 못할 때면 술도 마셨다. 그해 8월20일 알람을 듣지 못해 새벽 방송을 펑크 냈고, 이현승이 대신 방송했다. 10월18일과 28일에도 지각, 뉴스투데이에서 물러났다. 지인은 "요안나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우울증에 빠졌다. 그래서 수면제를 먹고, 술을 마셨다. 지각을 했고 혼이 났고 다시 수면제를 먹고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MBC는 오요안나가 5차례 이상 지각·결근했다며 "불성실한 근무 태도가 원인이었다"는 입장이다.

오요안나는 2023년 발성 레슨도 받았다. 아나운서 학원 강사에게 1대 1 교육을 받고,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요가, 달리기 등도 했다. 어머니는 "안나가 살기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썼는지 아느냐. 기상캐스터를 하면서 헬스클럽 코치를 병행했다. 방송이 줄면서 글쓰기 알바도 했다. (나중에 알았는데) 식당에서 설거지 알바까지 닥치는 대로 일했다"며 "'바쁘게 움직이면 잘 수 있으니까. 수면제나 술에 의지하지 않고 방송 잘 하고 싶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안나는 인정 받고 싶어 했다"며 "선배들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제자리였다"고 토로했다.

"우리 안나는 사실 안 죽고 싶었다. 살고 싶었던 것 같다. A가 발음을 지적하니까 없는 돈에 과외까지 받았다. 투잡으로 번 돈을 자기 발전을 위해 썼다. 그만두라고 했는데, '끝까지 하겠다'고 했다. 꿈이 있었지만, 현실은 잔인했다. 안나는 죽음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게 있었던 것 같다. 너네들한테 '나 진짜 힘들다'고 얘기했잖아. 내 말 안 들려? 내가 죽으면 들어줄 거야?'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물론 방법은 결코 옳지 않았다(눈물)."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으며, 3개월 만에 부고가 알려졌다. 고인 휴대폰에선 원고지 17장 분량 유서가 발견됐으며, 동료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족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해자로 지목된 A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최근 MBC는 오요안나 사망 4개월 만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위원장은 법무법인 혜명 채양희 변호사를, 외부위원으로 법무법인 바른 정인진 변호사를 위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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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캐스터 A, 오요안나 3년간 괴롭혀"…모친 오열

기사등록 2025/02/06 13:31:3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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