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들 품은 참목자"…명동성당에 드리운 조용한 기도

기사등록 2025/04/22 13:02:07

오전 미사에 신자 100여명 참석…조문은 오후 3시부터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가운데 22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영성센터에서 신도들이 외벽에 걸린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 앞을 지나고 있다.  2025.04.22.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가운데 22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영성센터에서 신도들이 외벽에 걸린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 앞을 지나고 있다.  2025.04.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고재은 수습 기자 = 22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추모하려는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검은 옷을 차려입은 이들은 천천히 성당 안으로 들어서며 미사에 참여하거나 조용히 묵상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미사에는 10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했다. 성가가 울려 퍼지는 경건한 분위기 속 고개 숙여 기도하거나 울먹이며 자리에 앉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곳곳에서는 '아멘'이 흘러나왔다.

미사가 끝난 뒤에도 미사보를 쓴 일부는 자리를 지켜 묵상 기도를 이어갔다. 예수상 앞에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은 신자들의 모습은 애도의 분위기를 더욱 짙게 했다.

신자들은 "한 분의 교황님은 떠나셨지만 그분이 남긴 메시지는 오히려 더욱 깊이 새겨진다"며 "이제는 희망으로 그분을 기억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명동성당에서 만난 신자 전영희(가명·56)씨는 "교황님은 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품어주셨던 분"이라며 "가난한 사람들과 성소수자 등을 위하던 그분의 가르침 안에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자 루시아(세례명·68)는 "교황님은 한국에 큰 애정을 가진 분이었다"며 "분단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말씀하셨고, 가난한 사람과 소외된 사람들 편에 서는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교황님의 자서전 '희망' 제목처럼 우리도 절망 대신 희망을 붙잡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위 아래 모두 검은 복장을 한 중년 여성 전소피아씨도 "교황님은 어두운 시대 속에서도 빛이 되어주셨던 참목자"라며 "낮은 자들의 손을 붙잡고 함께했던 모습은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활절 축복을 끝으로 세상을 떠나신 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성당을 찾은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교황 선종에 대한 관심이 엿보였다.

일부 외국인들은 미사에 참여하거나 조용히 둘러보며 경건한 분위기를 체험했다. 홍콩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 커플은 "명동성당은 관광명소로 알고 왔는데 오늘이 교황님을 기리는 날인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서울대교구 주교좌인 명동대성당에는 이날 오후 3시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한 분향소가 마련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돼 12년 간 재임했다.

그는 라틴아메리카 출신 최초의 교황으로,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계층을 위한 연민과 연대를 강조해 왔다. 교황청은 지난 21일 오전 7시35분(이탈리아 로마 시각) 교황의 선종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가운데 22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영성센터에서 신도들이 외벽에 걸린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 앞을 지나고 있다.  2025.04.22.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가운데 22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영성센터에서 신도들이 외벽에 걸린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 앞을 지나고 있다.  2025.04.22.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소외된 이들 품은 참목자"…명동성당에 드리운 조용한 기도

기사등록 2025/04/22 13:02:07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