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이적'에 뿔난 서울 팬들, 집회·비판 걸개에 선수단 버스까지 막아(종합2보)

기사등록 2025/06/29 23:18:22

방어회 올리고 향 피우는 제사 퍼포먼스도

경기 중에는 90분 내내 "김기동 나가" 외쳐

경기 후 버스 막은 팬들, 경찰·소방 출동해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홈 경기 이후 선수단 버스를 막고 항의한 가운데, 경찰이 현장 상황을 정리하고 있다. 2025.06.29. wlsduq123@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홈 경기 이후 선수단 버스를 막고 항의한 가운데, 경찰이 현장 상황을 정리하고 있다. 2025.06.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김기동 나가!"

구단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인 '미드필더' 기성용(36)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화가 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구단의 대응을 비판하는 집회를 진행한 데 이어, 경기 중에는 야유와 비판 걸개를 걸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팬들이 버스를 막아 경찰과 소방이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서울 개인 지지자들은 29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160여명이 참석한 '무능 불통 토사구팽 구단 FC서울 장례식'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이날 행사가 정식으로 신고된 집회라고 강조했다.

예정대로 이날 오후 4시에 진행된 집회는 약 11분 동안 진행됐다.

시작 전 "김기동 나가"를 외친 이들은 기성용의 응원가도 부르면서 김 감독에 대한 비판과 기성용에 대한 그리움을 함께 표현했다.

이들은 서울 구단 프런트 및 김기동 서울 감독의 레전드 홀대, 최근 이적 사가로 인해 발생한 논란에 대한 구단의 미숙하고 잘못된 대응을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6.29. wlsduq123@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6.29. [email protected]

자신을 '서울의 개인 지지자'라고 소개한 이날 집회 진행자 허정재씨는 "서울은 지난주 명실상부한 우리 구단의 레전드인 기성용을 내쳤다. 그렇게 선수를 내친다면, 어떤 선수가 어떤 레전드가 우리 팀에 오고 싶어 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를 거쳐 간 수많은 선수가 그들의 의지, 우리 지지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걸 경험했다"며 "누군가는 의미 없는 행동이라고, 우리의 행동을 조롱할 수 있지만, 이렇게 목소리를 내어야만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허씨는 입장문을 낭독한 이후, 방어회로 구성된 제사상에 향을 피우는 퍼포먼스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6.29. wlsduq123@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6.29. [email protected]
허씨는 집회 후 취재진을 만나 "김 감독이 (논란을 줄이기 위해) 일부 서포터스와 방어회를 먹었다는 주장이 있다. 그래서 상징적인 의미로 방어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설을 무시하고 팬들의 의사를 충분해 반영하지 않는 팀은 구단으로서 생명력이 다했다는 게 우리 개인 지지자들의 일치된 의견이 아니겠냐고 생각했다. 그래서 방어회를 직접 준비해, 장례식 퍼포먼스를 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과 구단을 향해 뿔난 서울 팬들의 비판 목소리는 경기장 안까지 이어졌다.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에서 김기동 서울 감독을 향한 비판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wlsduq123@newsis.com 2025.06.29.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에서 김기동 서울 감독을 향한 비판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email protected] 2025.06.29.
서울 팬들은 경기 전 'GS(서울 모기업)나 GD(기동)나 KI(기성용)둥 뽑는 게 팀컬러', '기를 쓰고 선수 동내는 구단', '지KI지 못해 미안' 등을 적은 걸개를 들었다.

서울 서포터스들이 자리하는 북쪽 스탠드뿐 아니라 일부 팬들은 동쪽 위층 스탠드에서도 '떠나는 건 기성용이 아니라 서울의 정신' 등이 적힌 걸개를 들고 구단에 대한 분노의 메시지를 전했다.

팬들은 경기가 진행되는 90분 동안 끊임없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경기 시작 전 선수단이 소개될 때는 환호를 보냈으나, 김 감독이 소개되는 시점에는 '우~'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경기 내내 "김기동 나가"와 "기성용"을 반복적으로 외치면서 현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에서 김기동 서울 감독을 향한 비판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wlsduq123@newsis.com 2025.06.29.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에서 김기동 서울 감독을 향한 비판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email protected] 2025.06.29.
김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대신, 현 상황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서울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건 좋은 성적으로 수호신 분들에게 웃음을 되찾아드리는 거였다. 그런데 수호신 분들이 지금 힘들어하는 건 감독으로서 마음이 너무 무겁다"며 "언제나 환히 웃고 응원해 주시던 팬분들이기에 지금 상황에 대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명 감독으로서 지금 상황이 전부 옳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확실한 건 서울에 대한 내 진심과 믿음은 굳건하다는 것"이라며 "현 상황에 대해 아쉽고 힘들어하는 서울의 모든 팬께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후에는 팬들의 "김기동 나가"에 대해 "충분히 팬들은 지금 상황에 있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답했다.

또 관중석에서 이날 경기를 지켜본 기성용이 그라운드에서 팬들을 만나 "언젠간 해야 할 이별이 조금 더 빨리 왔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서울이라는 팀이 나로 인해서 더 이상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팀도 이날 4-1 대승을 거뒀지만, 팬들의 화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홈 경기 이후 선수단 버스를 막고 항의하고 있다. 2025.06.29. wlsduq123@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홈 경기 이후 선수단 버스를 막고 항의하고 있다. 2025.06.29. [email protected]

일부 팬들은 선수단 버스가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았다.

축구계에서는 이렇게 버스를 막는 행위를 '버막'이라고 한다.

'버막'으로 인해 선수단이 약 30분 가량 이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경찰과 소방까지 출동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여러분이) 차가 지나가는 도로를 막고 있다.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선수단과 관련되지 않은) 일반 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버스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흥분한 팬들은 쉬이 비키지 않았다.

다행히 고조된 분위기는 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버스가 이동해 일반 차량이 경기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홈 경기 이후 선수단 버스를 막고 항의한 가운데, 김기동 서울 감독이 팬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2025.06.29. wlsduq123@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의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이적에 뿔난 K리그1 FC서울 팬들이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홈 경기 이후 선수단 버스를 막고 항의한 가운데, 김기동 서울 감독이 팬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2025.06.29. [email protected]

하지만 선수단도 같이 떠날 수는 없었다.

팬들은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했다.

팬들과 구단의 40분 가량 진행된 실랑이 끝에, 김 감독이 직접 사과를 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선수단 버스에서 내려 마이크를 잡은 김 감독은 팬들에게 "죄송하다. 2일 뒤에 진행되는 간담회를 통해 다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이후 팬들은 해산했고, 선수단 버스는 무사히 경기장을 떠났다.

구단 관계자는 "곧 간담회와 관련한 내용을 공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기성용 이적'에 뿔난 서울 팬들, 집회·비판 걸개에 선수단 버스까지 막아(종합2보)

기사등록 2025/06/29 23:18:22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