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요안나 사망 1주기'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폐지…유족 "동료 해고안" 반발(종합)

기사등록 2025/09/15 21:18:04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 도입…정규직 채용

유족 측 "오요안나 노동자성 인정 않는 처사"


[서울=뉴시스] 이명동 이재훈 기자 =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1996~2024)가 15일 사망 1주기를 맞은 가운데 MBC가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했다. 유족 측은 MBC의 조치와 관련해 남은 동료마저 해고하는 안이라며 반발했다.

MBC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MBC는 기상캐스터 대신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MBC는 "신설되는 '기상기후 전문가'는 기존 기상캐스터의 역할은 물론 취재, 출연, 콘텐츠 제작을 담당해, 전문적인 기상·기후 정보를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MBC 기상기후 전문가는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 일반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될 예정이다.

지원 자격은 기상, 기후, 환경 관련 전공자나 자격증 소지자 또는 관련 업계 5년 이상의 경력자다. 기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도 지원이 가능하다.

MBC는 "기상기후 전문가 채용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채용 일정과 방식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오씨 사망과 관련 민사소송 당사자 간의 동의가 이뤄질 경우,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씨 유족을 비롯해 엔딩크레딧, 직장갑질119 온라인 노조는 즉각 공동 성명을 내어 MBC의 결정에 반발했다.

이들은 "MBC 발표는 고 오요안나 캐스터의 노동자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현재 일하는 기상캐스터가 공채 경쟁에서 떨어지면 해고당하는 안"이라며 "어머니가 제2의 오요안나를 막기 위해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를 위해 단식했는데 그 결과가 동료를 MBC에서 잘리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오늘 안형준 MBC 사장과 MBC 사측이 농성장을 방문했을 때 한 마디도 꺼내지 않다가 시민사회단체가 추모제를 여는 시간에 맞춰 보도자료를 냈다"라며 "이는 유족과 시민사회를 철저히 무시하고 기만하는 것이며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동시에 ▲공식 사과·재발 방지 입장 표명 ▲명예 회복·예우 ▲비정규직 고용구조·노동조건 개선 ▲MBC 자체 진상조사 결과 공개 등 유족 측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오씨는 지난해 9월 15일 세상을 떠났고, 3개월 만에 부고가 알려졌다. 고인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 유서가 발견됐는데, 동료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족은 서울중앙지법에 가해자로 지목된 1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MBC는 올해 1월 말께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서부지청이 MBC를 상대로 진행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고인에 관한 "조직 내 괴롭힘이 있었다"면서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는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시 고용부는 가해자가 1명인지 다수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A로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A와 계약을 해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오요안나 사망 1주기'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폐지…유족 "동료 해고안" 반발(종합)

기사등록 2025/09/15 21:18:04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