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만큼 결과 얻고 싶다" 입실 마친 수험생들(종합)

기사등록 2025/11/13 10:29:34

오전 6시30분 입실 전부터 고사장 앞 대기

입실 마감 직전 순찰차 타고 달려온 수험생도

교사·친구·학부모, 교문 앞에서 떨림과 응원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 수능 시험장에 수험생 입실하고 있다. 2025.11.13.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 수능 시험장에 수험생 입실하고 있다. 2025.11.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이다솜 이수정 조성하 기자, 남우현·이윤서·임다영·유재선·이수현·고서현 인턴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수험생들은 비교적 포근한 날씨 속에 차분히 시험장에 입실했다.

이날 뉴시스가 찾은 서울 시내 수능 시험장에서는 이른 새벽부터 수험생들이 하나둘 모여들며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별다른 혼란 없이 시험 준비를 마쳤다. 전국은 대체로 맑았고, 아침 최저기온 1~11도로 '수능 한파' 없이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 두꺼운 외투 대신 가벼운 패딩이나 코트를 입은 수험생들이 많았다.

시험장 출입은 오전 6시30분부터 가능했으며, 수험생들은 오전 8시10분까지 모든 입실을 마쳐야 했다. 

입실 시간 10여분 전부터 도착한 첫 입실자들…"부끄럽지 않게 최선"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는 오전 6시19분께 고사장에 도착한 홍모(18)양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긴장을 감추지 못한 홍양은 "떨리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용산고등학교에 첫 도착한 임현민(18)군도 "선생님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는 오전 6시27분께 김기환(18)군이 첫 도착자로 입실을 기다렸다. 김군은 "멀리 살아서 일찍 출발했더니 너무 빨리 왔다"며 "떨리긴 하지만 편하게 시험 보겠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엔 오전 6시30분께 구로구 오류고 학생 김채미(18)양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김양은 "학교 분위기에 익숙해지려고 일찍 왔다"며 "수능 최저를 맞추러 왔는데 수험생이 많아 불수능이 예상돼 걱정된다. 해온 만큼 결과를 얻고 싶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교문 앞에서 어머니의 응원을 받고 있다. 2025.11.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교문 앞에서 어머니의 응원을 받고 있다. 2025.11.13. [email protected]

재수·삼수·응원 행렬로 북적이는 고사장 앞…응원 속 차분히 입실

입실 시작 시각인 오전 6시30분 전후로 각 시험장에는 긴장된 표정의 수험생들이 부모, 친구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고사장 정문 앞은 자녀를 응원하려는 학부모 차량들로 한때 혼잡을 빚기도 했다.

광남고에 부모와 함께 도착한 대원외고 3학년 임모(18)양은 "올해 1등급을 받겠다”며 각오를 밝혔고, 어머니는 묵은지 참치김밥과 녹차, 커피를 점심 도시락으로 챙겨줬다고 했다. 그는 "3년 내내 열심히 해줘서 기특하다. 잘 해서 자기 길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전 6시43분께 서울 양천구 금옥여자고등학교에 도착한 재수생 조모(20)씨는 "모의고사 보는 느낌을 유지해 수능에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다짐했고, 신지윤(18)양은 "후회 없는 결과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신양의 어머니는 "지금까지 고생 많았다"며 딸을 다독였다.

부모의 차량으로 도착한 수험생들은 교문 앞에서 포옹을 나누거나 짧은 인사를 건네며 입실했다. 반려견을 품에 안고 긴장을 푸는 수험생도 눈에 띄었고, "잘 하고 와, 여기서 기다릴게"라며 격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경복고에는 오전 6시53분께 자녀를 배웅한 한 학부모가 아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 자리에 서서 뒷모습을 지켜봤다. 재수에 도전한 자녀를 둔 또 다른 학부모는 "이제 성당에 가서 기도하려 한다"며 "무사히 시험만 마치길 바란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오전 7시가 가까워지자 시험장 앞 도로는 자녀를 내려주는 차량들로 혼잡해졌다. 광남고 앞에 도착한 이모(50)씨는 "1년 동안 고생했다. 너의 새로운 미래를 응원한다"고 전했고,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 앞 김민정(46)씨는 "단백질바 등 부대끼지 않는 음식을 준비했다"며 "시험 끝나면 함께 맛있는 밥을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수에 도전한 아들을 배웅한 용산고 앞 학부모는 "나도 재수를 해봐서 아는데, 재수나 삼수가 더 떨린다"며 "침착하게 잘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자녀의 손을 꼭 잡고 정문으로 향했고, 교문 앞 화단에 합격을 기원하는 엿을 던지는 학부모도 있었다.   
[서울=뉴시스] 이윤서 인턴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고 앞에 등장한 만화 캐릭터 '기영이' 인형 탈. 2025.11.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윤서 인턴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고 앞에 등장한 만화 캐릭터 '기영이' 인형 탈. 2025.11.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간식부터 인형 탈, 플래카드…교사·친구·학부모 한목소리

올해에도 수험생들을 향한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개포고 앞에는 중동고 2학년 학생 10여명이 오전 6시30분께부터 자리를 잡고 선배들에게 "대박 나십시오"라며 절을 올렸다. 모의유엔동아리 회장 박준화(17)군은 "내년에 내가 수능을 본다고 생각하니 떨린다"며 "선배들이 긴장하지 말고 보던 대로 잘 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타500과 간식을 직접 준비해 선배들에게 건넸다.

같은 장소에는 만화 캐릭터 '기영이' 인형 탈을 쓴 중학생 응원단도 눈길을 끌었다. 강우진(15)군은 "형이 기영이와 관련이 있어 인형 옷을 입고 왔다"며 "형 수능 잘봐"하고 외쳤다. 강군은 '눈부실 너의 내일을 응원할게' 문구의 현수막을 들었다.

경복고 앞에서는 교사들의 배웅이 이어졌다. 서울자동차고 교사 조준호(52)씨는 "5시부터 학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있다"며 "오늘은 준비한 만큼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바 등이 담긴 쇼핑백을 직접 포장해 준비했다고 전했다.

광진구 광남고 앞에서는 '수능 대박 기원' 문구와 친구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든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응원을 펼쳤다. 경일고 이모(18)양은 "나는 수시로 합격했지만 친구가 꼭 1지망 대학에 붙길 바란다"고 말했다.

용산고 앞에서는 배문고 학생회와 학부모들이 함께 응원에 나섰다. 고1 아들을 둔 국현숙(51)씨는 "수능 하나로 꺾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며 초콜릿과 카스타드, 보리음료가 담긴 간식 상자를 나눠줬다. 배문고 이동진(17)군은 "형들이 끝까지 마무리 잘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경찰차 탄 수험생 130여명…입실 막판 긴박했던 순간들

이날 오전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무사히 입실했지만, 일부는 입실 마감 시간 직전 순찰차를 타거나 도시락을 든 채 전력질주하는 등 아슬아슬한 모습을 연출했다.

오전 8시5분께 여의도여고 앞에서는 순찰차에서 내린 한 수험생이 허둥지둥 입구를 찾아 두리번거리다 교문을 통과했다. 현장에 나와 있던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안 뛰어도 된다"고 격려하며 하이파이브를 건네기도 했다.

이어 입실 마감 시각인 오전 8시10분 직전,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카포스) 차량 한 대가 멈춰섰다. 차량에서 급히 내린 수험생은 곧장 시험장으로 뛰어들었고, 뒤이어 교문이 닫혔다.

차량 운전자인 안명렬(62)씨는 "문래역 부근에서 차량이 막혀 걱정을 많이 했다"며 "카포스에서 매년 수험생 수송 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특히 시간이 촉박해 마음을 졸였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광남고에서도 한 학생이 숨을 몰며 헐떡이며 뛰어 들어왔다. 경비원은 "시간 있어요. 수험표 꺼내고 천천히"라고 다독이며 입실을 도왔다.

용산고 앞에서는 신호를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뛰어넘는 학생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오전 8시9분께에는 도시락을 들고 뛰는 수험생이 뒤따르는 어머니의 격려 속에 교문을 통과했다. 어머니는 "시험장 문이 8시10분에 닫히는 줄 알고 뛰었다"며 안도했다.

[서울=뉴시스]유재선 인턴기자=13일 오전 8시5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 경찰차를 타고 학교에 도착한 학생이 입구를 찾아 허둥지둥대며 교문을 통과했다. 2025.11.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유재선 인턴기자=13일 오전 8시5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 경찰차를 타고 학교에 도착한 학생이 입구를 찾아 허둥지둥대며 교문을 통과했다. 2025.11.13 [email protected]

시험 시작에도 교문 앞 지키는 학부모들…경찰도 전국 곳곳서 수험생 지원

입실 마감 시간이 지났지만 고사장들은 혹시 모를 지각생들을 위해 8시 20분~30분까지 문을 열어뒀다.

교문이 닫히고 오전 8시40분 1교시 시험이 시작된 뒤에도 일부 학부모들은 발길을 떼지 못한 채 학교 앞을 지켰다. 긴장이 풀린 듯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도 보였다.

광남고 앞에서 두 손을 모은 채 기도하던 고모(47)씨는 "아이가 떨지 않고 좋은 컨디션으로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며 "시험이 끝나면 '고생했어, 넌 항상 최고였어'라고 말해줄 예정"이라고 했다.

박모(54)씨는 "아이가 많이 긴장한 것 같다"며 "1교시까지는 여기서 계속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수능 당일 교통경찰 1만475명과 순찰차 2238대를 투입해 시험장 주변 교통 관리를 지원했다. 순찰차 수송 134건, 에스코트 36건, 수험표 전달 16건, 불법 주정차 이동 등 기타 지원 48건 등 총 234건의 수험생 편의 제공이 전국적으로 이뤄졌다.

한편 올해 수능은 오전 8시40분 국어 영역을 시작으로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수능이 동시 실시된다.

응시자는 총 55만4174명으로, 2019학년도 59만4924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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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11/13 10:29:3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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