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부활절 메시지 남기고 선종
2013년 가톨릭 교회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
소수자 위한 파격 행보…교회 안팎 관심 쏠려
2014년 8월 방한 순교자 124위 시복식 집전
사도 궁전·순금 반지·대형 의전차량 모두 거부
![[바티칸시국=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선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해 활동을 재개하고 있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5월 15일 수요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간 일반 청중 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모습. 2025.04.21.](https://img1.newsis.com/2025/04/21/NISI20250421_0000274283_web.jpg?rnd=20250421171102)
[바티칸시국=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선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해 활동을 재개하고 있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5월 15일 수요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간 일반 청중 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모습. 2025.04.21.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가난이들의 목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님 부활 대축일' 다음날인 21일 오전(현지 시간) 선종했다. 향년 88세.
프란치스코 교황은(본명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Jorge Mario Bergoglio)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1958년 예수회에 입회했고, 1969년에 사제품을 받았다.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장,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을 지냈고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됐다.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됐으며 2013년 가톨릭교회의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가난한 이들을 생각하는 의미에서 '프란치스코'라 명명했다. 소박함과 겸손함, 비참하고 가난한 사람과 소수자에 대한 관심으로 교회를 넘어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았다. 지난 2014년 8월에는 한국을 방문해 광화문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을 집전한 교황은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로마=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이 29일(현지시간) 로마에 있는 레지나 코엘리 구치소에서 세족식을 가지며 한 수감자의 발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18.03.30
가난한 이들과 소수자들 편에 서다
1969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 1973년부터 1979년까지 예수회의 아르헨티나 관구장을 지냈다. 1998년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으로 임명됐고 2001년에 추기경에 서임됐다.
2013년 2월 28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스스로 교황직을 내려놓은 후 교황에 선출된 그는 교황으로서의 자신의 이름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따 '프란치스코'라 명했다. 그가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드러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프란치스코를 사용한 최초 교황이며, 교황 란도(913년~914년) 이후 이전까지 어느 교황도 사용하지 않은 이름을 가진 최초 교황이기도 하다
그는 취임 후 검소함과 겸손함을 잃지 않고 사회적 소수자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관용을 촉구했다.
과거 전임 교황들이 사도 궁전에 거주했던 데 반해 그는 성녀 마르타 호텔을 거주지로 택했다. 교황직에 선출될 당시 전통적으로 교황 선출자가 전통적으로 착용하는 붉은색 교황용 모제타를 입지 않았다. 전례를 집전할 때 입는 검소하고 소박한 제의를 입었다. 전통적 순금으로 주조해왔던 어부의 반지를 도금한 은반지로 바꿨다. 목에 거는 가슴 십자가는 추기경 시절부터 착용하던 철제 십자가를 고수했다.
그는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는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은 유지하면서도 동성애자들을 사회적으로 소외시키거나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고 2013년 로마 인근 소년원에서 여성 2명, 무슬림 2명이 등 소년원생 12명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초 여성 교황청 장관 임명, 낙태, 재혼자에 대한 성체성사 허용, 성직자의 독신 의무에 대해서도 진보적 행보를 보여줬다.
![[서울=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선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88세.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오전 7시35분께 자택에서 선종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해 활동을 재개하고 있었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배웅나온 정홍원 총리와 환담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25.04.21.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1/NISI20250421_0020780641_web.jpg?rnd=20250421173655)
[서울=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선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88세.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오전 7시35분께 자택에서 선종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해 활동을 재개하고 있었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배웅나온 정홍원 총리와 환담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25.04.21. [email protected]
한국과의 인연
광화문 앞에서 교황 집전 아래 순교자 124위 시복식을 집전한 그는 해미순교성지를 들러 봤고 아시아 주교단과의 만나 오찬을 가지기도 했다. 당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4개월 뒤여서 프란치스코는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 학생 등을 만나 위로했다.
세계 평화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던 교황은 지난 202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평화의 '예언자'가 되도록 모든 한국인을 격려하고자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폐램을 앓고 난 교황은 최근 한국 최대 산불 피해에 대해서도 피해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소방관 및 다른 응급구조 관계자들을 위한 기도와 격려하는 내용이 담긴 전보를 보냈다.
교황은 자신의 자서전 '희망'을 통해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를 위한 모든 장례 준비는 끝났다고 합니다. 교황 장례 예식이 너무 성대해서 담당자와 상의하여 간소화했습니다. 화려한 장례 제대도, 관을 닫는 특별한 의식도 없애기로 했습니다. 품위는 지키되, 다른 그리스도인들처럼 소박하게 치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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