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인사이트 통신 소비자 인식 조사
"SKT 해킹 대응 잘하고 있다" 11% 불과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SK텔레콤의 유심정보 해킹 사고 이후 소비자 5명 중 4명 이상이 2차 피해를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통신리서치 전문회사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 63%가 이번 해킹 사태가 본인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4~64세 휴대폰 사용자 505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SK텔레콤 가입자의 우려 비율이 73%로 가장 높았지만 KT(56%)와 LG유플러스(57%) 이용자 우려도 과반을 넘어섰다. 이용하는 통신사와 관계 없이 상당수 소비자가 이번 사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큰 우려 요소(3순위까지 복수 응답)로는 계좌 탈취 등 금융사기(87%), 보이스피싱 등 범죄 악용(82%) 가능성을 손꼽았다. 휴대폰 불통(42%), 가상자산 계정 탈취(41%), 국가·사회적 보안 악영향(31%)에 대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SK텔레콤이 사건 발생 이후 전국 대리점에서 무상 유심 교체와 유심 보호 서비스 자동 가입, 피해 발생시 100% 책임을 약속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소비자 평가는 냉담했다. SK텔레콤이 이번 사태를 잘 대처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11%에 불과했다. 신속한 처리, 충분한 사고 대응과 보상, 소비자 입장에서의 공감과 투명한 소통 모두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반응이 70%에 육박했다.
그동안 컨슈머인사이트가 매년 두차례 실시하는 이동통신 기획조사에서 SK텔레콤은 이용자 만족도, 추천 의향 등 핵심 소비자 지표에서 통신 3사 중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해킹 사고 이후 3사 중 최하위로 밀려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통신사로 갈아탈 의사가 있다는 답변도 다른 통신사의 절반 수준으로 통신 3사 중 가장 낮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가장 높은 회사가 됐다. 소비자 74%는 결합 상품을 이용 중이고, 62%는 통신사 변경시 함께 이동하겠다고 응답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발생 1개월이 지났음에도 소비자가 갖고 있는 정보의 양은 적고 그 정확성도 떨어지는 반면 불안의 크기는 상당하다"며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적기에 전달하고 소비자 시각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진정성을 보여줄 필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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