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추가 청구서' 없었지만 미묘한 온도차…'대미 투자' 후속 협상 만전

기사등록 2025/08/27 06:00:00

최종수정 2025/08/27 09:17:19

새로운 요구·추가 부담 없이 기존 합의 유지

韓美, 대미 투자펀드 투자 방식 등 '동상이몽'

트럼프 "韓, 문제제기에도 무역합의 그대로"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6. bjko@newsis.com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산업·에너지 분야 협력이 본격적인 실행 국면에 들어섰다. 조선·원전·항공·에너지 기업들이 잇따라 미국 업계와 대규모 투자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미국으로부터 새로운 요구나 추가 부담을 떠안지 않고 기존 합의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지난 관세협상 결론 중 하나였던 대미 투자펀드의 구체적인 내용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정해지지 않으면 후속 협상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27일 정부 등에 따르면 우리 업계는 미국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조선업 투자펀드 조성, 362억 달러 규모의 고효율 항공기 구매, 330만t 규모의 중장기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등을 합의했다.

우선 HD현대·한국산업은행·서버러스 캐피탈은 미국 조선업·해양 물류 인프라·첨단 해양 기술을 포함해 미국과 동맹국의 해양 역량을 재건·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펀드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한국수력원자력·두산에너빌리티·엑스-에너지·아마존웹서비스는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설계·건설·운영·공급망 구축·투자 및 시장확대 협력에 관한 4자간 MOU를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민간 에너지 개발사업자인 페르미 아메리카와 미국 텍사스주에 추진중인 '인공지능(AI) 캠퍼스 프로젝트'에 공급할 대형 원전과 SMR 기자재 관련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보잉사로부터 총 362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를 신규 도입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와 137억 달러 규모의 엔진 구매 및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는 지난 3월 대한항공이 발표한 보잉사 항공기 50대 및 GE에어로스페이스 엔진 구매 건과 별도의 추가 계약이자, 대한항공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단일 계약이다.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6. bjko@newsis.com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6. [email protected]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목된 대목은 '추가 청구서'가 없었다는 점이다. 최근까지 미국이 한국 측에 더 큰 규모의 투자나 추가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결과는 합의된 틀 안에서 협력이 구체화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과의 논의가 깔끔하게 마무리되지는 않았다. 상호관세율을 낮추는 대가로 제공키로 한 대미 투자 펀드를 두고 미국과 우리 정부의 동상이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도입하기로 했다.

통상당국은 투자 펀드 중 직접 투자 비중은 크지 않고 대부분 융자나 보증 형태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정부는 이를 두고 융자나 보증이 아닌 직접 투자로 받아들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담 직후 "한국이 무역합의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기존 합의한 대로 이행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관세율 15%는 유럽연합(EU)이나 일본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실상의 최저선이어서, 한국이 추가적인 인하를 요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백철우 덕성여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난 무역합의와 관련해 무언가를 제안했다면, 대미 투자 펀드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제안을 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무래도 정상회담에서 통상 관련 문제는 크게 다뤄지지 않은 만큼 실무진 사이의 후속 협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이 한미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2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으로 입국해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8.23.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이 한미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2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으로 입국해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8.23.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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