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1주기' 단식 중인 모친 "괴롭힘 금지법 전면 적용해야"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의 1주기를 맞아 추모제가 열렸다. 오씨의 모친은 이 자리에서 모든 노동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씨의 어머니 장연미씨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단식농성장 앞에서 열린 추모제에 참석해 "MBC 사장이 국민 앞에 공개 사과하고 기상캐스터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제2의 요안나를 막기 위해 모든 노동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씨는 "우리 요안나를 잃고 나서 요안나를 괴롭힌 사람을 향한 원망만 있었다"면서도 "괴롭힘 가해자도 문제지만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MBC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MBC는 프리랜서 계약을 했다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해 주지 않았고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아무 때나 쓰고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요안나가 MBC 정규직이었다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면, MBC가 요안나를 보호해 줬다면 우리 요안나가 목숨을 끊지 않았을 것"이라며 "언젠가 요안나를 만날 때 엄마가 싸워서 방송사를 조금이라도 바꿨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장씨는 이날 오전 안형준 MBC 사장은 단식농성장을 찾아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면서도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엔딩크레딧과 직장갑질119 온라인 노조는 안 사장이 장씨의 단식 농성 8일 만에 예고 없이 단식농성장에 방문했다고 알렸다. 이들은 안 사장의 방문이 어떠한 진전된 답변도 없는 '빈손' 방문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추모 묵념과 공연이 이뤄졌다. 이와 함께 현장을 방문한 시민은 헌화와 분향으로 오씨의 1주기를 애도의 뜻을 표했다.

같은 날 오후 MBC는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의 도입과 함께 프리랜서 기상캐스트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MBC는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민사소송 당사자 간의 동의가 이뤄지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한 오씨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오씨의 휴대전화에서 동료 기상캐스터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특별근로감독 결과, 오씨에 대한 괴롭힘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오씨의 신분이 '프리랜서'인 점을 들어 '직장 내 괴롭힘'은 인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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