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캄보디아行 실종 신고' 속출…수사 공조는 난항

기사등록 2025/10/13 17:10:44

"캄보디아로 출국한 가족 연락두절" 신고 잇따라

경찰, 실제 피해 여부 전수조사 강화 검토

경찰청장 직대 "캄보디아 협조 원활치 않아…국제공조 총력"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전국종합=뉴시스]최은수 오영재 강경호 변재훈 박준 기자 =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납치·감금·폭행 등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전국에서 가족 연락두절 관련 신고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청은 이들 신고가 실제 피해로 이어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전수조사 강화를 검토 중이다. 정부도 현지 대응 강화에 나섰지만 캄보디아 당국과의 공조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제주·광주·전북·경북 등 전국 곳곳에서 "해외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에선 20대 남성이 범죄 조직에 감금됐다가 가족이 가상화폐 3500만원을 송금한 뒤 풀려난 사건이 접수됐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접수된 캄보디아발 감금·협박 사건은 총 3건으로, 운전기사 취업을 위해 출국한 20대 남성이 현지에서 협박을 받고 금융정보를 빼앗긴 뒤 귀국한 사례, 또 다른 20대가 고수익 단기 일자리를 미끼로 캄보디아에 갔다가 휴대전화 등을 빼앗기고 감금됐다는 신고도 포함됐다. 경찰은 세 사건 모두 범죄조직 연계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북 상주에서는 8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30대 남성이 가족에게 "2000만원을 보내주면 풀려날 수 있다"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

광주에선 '살려달라'는 음성통화 이후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20대 남성 2명의 실종 신고가 각각 광산·북부경찰서에 접수됐다. 전북에선 "내가 캄보디아에서 큰일을 당했다"는 문자를 보낸 20대 여성이 손가락 부상을 입은 사진을 가족에게 보낸 뒤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 체류 중이다.

앞서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인 A씨는 지난 7월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떠난 뒤 8월8일 캄보디아 캄포트주 보코르산 인근 범죄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부는 지난달 경찰 인력을 캄보디아 현지에 파견, 시신 확인과 송환을 추진했지만 캄보디아 정부의 협조 지연으로 A씨의 시신을 2개월째 송환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피해 실태 전수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개최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건으로 관련 신고들이 실제 피해로 이어졌는지 전수조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 현지 공관에 접수된 납치·감금 피해 관련 신고는 ▲2022년 1건 ▲2023년 17건에서 ▲2024년 220건으로 급증했으며, 2025년에도 8월까지 330건이 접수됐다.

또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된 범죄인 수는 ▲2021년 18명 ▲2022년 26명 ▲2023년 22명 ▲2024년 48명 ▲2025년 1~8월 기준 33명으로, 지난해 송환 인원은 전년(2023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한국 경찰은 캄보디아 현지 수사와 피해자 송환 과정에서 협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캄보디아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경찰 간 공조가 상대적으로 원활하지 않다"며 "외교 채널과 인터폴·아세아나폴 등 국제기구를 통해 협조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3일 경찰청은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캄보디아 경찰과 양자회담을 열고 ▲코리안데스크 설치 ▲공조 인력 확대 ▲경찰 영사 추가 파견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또 경찰청은 ODA(공적개발원조)의 일환으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캄보디아 경찰 무도교관 역량강화' 사업에 3억9000만원, 올해부터 2026년까지는 '사이버수사 교수요원 역량강화' 사업에 2억4000만원을 투입해 치안 협력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정부 역시 이날 대통령실 주재로 '캄보디아 내 한국인 범죄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외교부·경찰청·법무부 등이 참여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전국서 '캄보디아行 실종 신고' 속출…수사 공조는 난항

기사등록 2025/10/13 17:10:44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