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 대학시절 은사 故 이순재 애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기사등록 2025/11/26 05:20:00

[서울=뉴시스] 배우 유연석이 배우 이순재와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유연석 인스타그램 캡처) 2025.11.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우 유연석이 배우 이순재와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유연석 인스타그램 캡처) 2025.11.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배우 유연석이 배우 고(故) 이순재를 애도했다.

유연석은 지난 25일 본인 소셜미디어에 "대학교 때부터 뵀었던 선생님은 정말 큰 어른이시고 참 스승이셨습니다"라고 적었다.

"제가 10년간의 무명 시절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선생님께서 해주신 한마디 덕분이었습니다.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적어도 10년간은 묵묵히 해낼 줄 알아야 한다'"라고 회상했다.

유연석은 "학교에서도 그리고 현장에서도 선생님을 뵐 때면, 선생님의 식지 않는 연기에 대한 열정과 배우로서의 자세에 늘 감탄하고 또다시 배우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평생 보여주신 후배들과 제자들에 대한 가르침과 사랑 정말 감사했습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이순재 선생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강조하며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사진 속 유연석은 앳된 모습으로, 대학 시절 은사였던 이순재와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유연석은 2003년 영화 '올드보이'(감독 박찬욱)에서 유지태 아역으로 데뷔했다. 2013년 방송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SBS TV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016~2017) 등을 흥행시키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유연석은 세종대 영화예술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연기예술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순재는 유연석이 학부생 시절 때 만난 교수다.

유연석은 지난해 5월 방송된 SBS TV '틈만 나면'에서 "대학교 3학년 때 '리어왕' 공연(세종대 워크숍 공연)을 했는데 그때 이순재 선생님이 지도 교수셨다"며 특별한 사제지간임을 공개한 바 있다.

유연석은 2017년 1월 '낭만닥터 김사부' 종영 후 이순재의 연기 인생 60주년 기념 공연 '세일즈맨의 죽음' 무대에 올라 함께 빛냈다.

[서울=뉴시스] 배우 이순재가 25일 새벽 별세했다. 사진은 이순재(윗쪽)가 지난해 5월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오디션 형식의 특별 무대를 선보인 모습. 이 무대를 본 배우 유연석(아래쪽)의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백상예술대상' 캡처) 2025.11.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우 이순재가 25일 새벽 별세했다. 사진은 이순재(윗쪽)가 지난해 5월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오디션 형식의 특별 무대를 선보인 모습. 이 무대를 본 배우 유연석(아래쪽)의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백상예술대상' 캡처) 2025.11.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우 유연석이 배우 이순재와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유연석 인스타그램 캡처) 2025.11.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우 유연석이 배우 이순재와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유연석 인스타그램 캡처) 2025.11.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유연석은 여러 방송에서 이순재에 대한 존경심을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특히 이순재가 작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선보인 특별무대에 유연석이 오열하며 기립박수 치는 모습은 크게 화제가 됐다.

이순재는 지난해 5월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약 10분간 특별무대를 펼쳤다. 무대는 연극 형태로, 이순재는 대역 오디션에 참여한 참가자 역할을 통해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심사 위원을 앞에 둔 채 자리에 앉은 이순재는 "올해로 우리 나이로 90살이 된 이순재다. 올해로 69년차"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몇 작품 정도 했냐"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이순재는 "드라마는 175편 정도, 영화도 한 150편에 출연했다. 연극은 100편 미만이지만 숫자를 다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대본을 외우는게 문제 없냐"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이순재는 "대본 외우는 건 배우로서의 기본"이라고 답했다. "대본을 외우지 않고 어떻게 연기하나. 그래서 배우의 생명이라는 건 암기력이 따라가는, 이게 경계선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순재는 "대본을 완벽하게 외워야 제대로 된 연기를 할 수 있다. 대사를 말하는 게 아니다. 거기에 혼을 담아 표현해야 하는데, 대사를 못 외우면 혼이 담겨지나. 대사 외울 자신이 없으면 배우를 관둬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연기는 배우로서의 생명력이다. 연기가 쉽지 않다. 평생 했는데도 아직도 안되고 모자란 곳이 있다. 그래서 늘 고민하고 연구하고, 새로운 배우가 나올 때마다 참고한다"고 밝혔다.

"배우라는 것은 항상 새로운 작품, 새로운 역할에 대한 도전이다. 똑같은 걸 반복하는 게 아니다. 아무리 우리가 일상적인 드라마를 하더라도 이 역할(A)과 이 역할(B)은 비슷한 역할 같지만, 다르다. 그걸 새롭게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다"고 덧붙였다.

이순재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를 묻는 심사 위원의 질문에 "'그냥 열심히 하는 배우다'고 이렇게만 기억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답했다. 이순재의 무대를 본 유연석이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생중계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별세 소식을 접하고 이 영상이 생각나서 다시 들어와봤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10년은 묵묵히 해낼줄 알아야 한다. 지금 이 글을 보고 댓글을 남기는 저에게도 많은 생각과 배움을 느끼게 합니다. 멋진 스승님과 또 멋지게 성장한 제자 감동입니다. 선생님, 부디 하늘에서 평안하세요. 유연석 배우 힘내세요", "가릴 것 없이 열심히 하는 게 결국 다 내 발자취가 된다. 쉬지 말고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참 존경하는 어른이셨는데 소천하신 게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항상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최선을 다하셨던 이순재 선생님, 많이 보고 싶고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등의 댓글을 올렸다.
[서울=뉴시스] 배우 이순재가 지난 25일 새벽 별세했다. 사진은 이순재가 지난해 5월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오디션 형식의 특별 무대를 선보인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백상예술대상' 캡처) 2025.11.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우 이순재가 지난 25일 새벽 별세했다. 사진은 이순재가 지난해 5월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오디션 형식의 특별 무대를 선보인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백상예술대상' 캡처) 2025.11.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순재는 70년 동안 방송, 영화, 연극 등을 넘나들며 활약한 우리 시대 대중문화 산증인으로 통한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MBC TV '사랑은 뭐길래'(1991∼1992), KBS 2TV '목욕탕집 남자들'(1995~1996) 등 주말 드라마를 통해 국민 아버지 반열에 올랐다.

MBC TV 드라마 '허준'(1999), '상도'(2001), '이산'(2007) 등 사극을 통해 묵직한 모습을 보여주며 무게감이 남달랐던 이순재는 MBC TV 시트콤 '거침 없이 하이킥!'(2006~2007)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나영석 PD가 연출한 tvN 여행 예능물 '꽃보다 할배'(2013)도 새로운 젊은 층 사이에서 이순재의 인지도를 높였다.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 다른 원로 배우들과 함께 출연한 이 예능에서 이순재는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직진 순재'라 불렸다.

노년에도 '세일즈맨의 죽음' '늙은 부부 이야기' '장수상회' '리어왕' 등 연극에 출연하며 '대학로의 방탄노년단'으로 불렸다. 특히 2010년대 후반 권유리(소녀시대), 박소담, 김슬기 등 젊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등에 출연하며 젊은 관객들에게도 눈도장을 받았다.

고인은 지난해 10월 건강 악화로 출연 중이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서 하차한 뒤 휴식을 취해왔다. 지난해 말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을 받고 무대에 오른 게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순재는 이날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희정 씨, 아들 이종혁, 딸 이정은 씨가 있다.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 장지는 경기 이천 에덴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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