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그룹 '클론' 출신 구준엽(55)의 아내인 대만 배우 쉬시위안(48·徐熙媛·서희원)의 사망 이후 '고인의 유산'이 이슈로 떠올랐다.
현지 매체들은 서희원의 유산 규모를 6억 위안(한화 약 1200억원)으로 추산했다. 유산 상속 절차와 함께 전(前) 남편인 왕샤오페이(43·汪小菲·왕소비)과의 친권, 양육권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4일 홍콩 성도일보 등 외신에 따르면, 왕소비와의 법적 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서희원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유산의 분배가 주목받았다.
대만 매체들은 서희원이 남긴 재산이 최소 6억 위안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유산 분배 문제와 관련해 서희원이 생전에 유언장을 작성한 경우가 아니라면, 두 자녀와 구준엽은 각각 3분의 1씩 균등하게 물려받게 된다.
아울러 구준엽은 서희원 남편으로서 그녀의 유산 분배 방식에 대해 청구를 할 수 있다. 그가 서희원의 재산 절반을 배우자로서 받은 후, 남은 절반을 두 자녀와 함께 3등분하는 방식이 고려될 수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결혼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만큼, 구준엽이 받을 수 있는 상속분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만 법조계의 분석이다.
서희원과 왕소비 사이에서 태어난 두 자녀는 아직 미성년이며, 구준엽이 이들을 법적으로 입양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 친부인 왕소비가 양육권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대만 언론들은 보도했다. 다만, 서희원의 어머니는 외할머니 신분으로 법원에 양육권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대만 언론은 왕소비가 자녀들을 중국 본토로 데려가 양육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대만 법에 따르면, 부모가 이혼한 후에도 친권을 가진 부모가 사망하면 다른 부모에게 자동으로 친권이 승계된다. 대만 변호사는 "서희원이 사망한 이상, 두 자녀의 친권은 법적으로 왕소비에게 귀속된다. 서희원이 유언장을 작성했더라도 이는 효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왕소비가 자녀들의 양육권을 확보할 경우에는, 그가 두 자녀에게 있는 상속분의 3분의2를 사실상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홍콩 변호사는 성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각국의 법률 체계가 달라 상당히 복잡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결혼이 성립된 곳(중국 본토)에서 법적 분쟁이 처리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두 자녀가 대만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양육권 문제는 대만 법원이 다룰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이 복잡한 이유는 여러 사법 체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서희원의 가족이 아이들을 넘겨주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대만 법원은 중국 본토에서 왕소비가 제기하는 법적 요청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3일 대만 중앙통신사(CNA)를 비롯한 대만 매체들은 서희원이 일본 가족 여행 중 폐렴을 동반한 독감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서희원 여동생 쉬시디(서희제)는 이날 현지 매체에 "설 명절 기간 동안 우리 가족은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 나의 가장 사랑하는 언니 희원이 독감으로 인한 폐렴 합병증으로 안타깝게도 우리 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생에 그녀의 동생으로 함께하며 서로 돌보고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큰 축복이었다. 영원히 감사하며 깊이 그리워할 것이다. 부디 평안히 쉬길 바란다. 영원히 사랑하고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아시아 팬들이 슬픔에 잠겼다. 그녀의 가족과 지인들도 큰 충격에 빠졌다. 서희원의 절친인 대만 방송인 자융지에(가영첩)에 따르면, 구준엽은 서희원과의 사별 직후 아내 곁을 끝까지 지켰다. 자융지에는 "결국 오빠(구준엽)는 깊은 키스를 하며 영원한 작별 인사를 건넸다. 오빠의 울음 소리로 우리의 가슴이 찢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서희원은 1994년 서희제와 함께 그룹 'SOS'로 데뷔했다. 소속사와 분쟁 탓에 'ASOS'로 팀명을 바꾸고 2003년까지 활동했다. 2001년 '유성화원' 시즌1·2(2001~2002) 여주인공 '산차이'로 아시아에 이름을 알렸다. '천녀유혼'(2003) '전각우도애'(2007), 영화 '검우강호'(2010) '대무생'(2014) 등에도 출연했다.
고인은 2011년 사업가 왕소비와 결혼해 슬하에 1남1녀를 뒀지만 결혼 10년 만인 2021년 이혼했다. 서희원은 20년 전 연인 관계였던 댄스 듀오 '클론' 출신 DJ 구준엽과 2022년 3월 결혼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1998년께 만나 약 1년간 교제한 사이로, 운명처럼 23년 만에 재회했다. 구준엽이 20년 전 서희원의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을 했고 번호가 그대로여서, 두 사람의 인연이 영화처럼 다시 맺어졌다.
코로나19 여파에 두 사람은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를 마쳤다. 구준엽은 2022년 2월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한 데 이어, 대만에서도 혼인신고를 마치며 법적 부부가 됐다. 이후 그는 대만에서 서희원과 지냈고, 방송 출연 등의 일정으로 한국에 종종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