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트럼프 방한 앞두고 탄도미사일로 무력 시위…"관심 끌기 도발"

기사등록 2025/10/22 13:54:44

APEC 전 주 단거리 발사…'핵보유 인정' 태도 변화 압박

긴장 극대화 피해…시진핑 APEC 참석 고려한 듯

단거리, 대남 위협 성격도…"공세적 대응 메시지"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성대히 거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11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5.10.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성대히 거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11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5.10.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탄도미사일 도발로 무력시위를 했다.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쐈다는 점에서 도발 수위는 조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22일 오전 8시10분경 북한이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SRBM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쐈다고 밝혔다. 군은 기종과 사거리 등 구체적인 제원을 분석 중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난 5월 8일 SRBM 발사 이후 167일 만이다.

북한은 APEC 전 비핵화 의제를 포기해야 북미대화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하고, 존재감을 환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APEC 기간 예상되는 한미, 한중, 미중정상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가 전면에 등장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도 있다.

도발 강도는 일단 조절한 측면이 있다.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기반의 다탄두 ICBM으로 추정되는 신형 '화성-20형'을 처음 공개했다.

이에 북한이 조만간 화성-20형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SRBM을 발사했다. 시점도 어느 정도 간격을 두도록 정한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PEC 일주일 전 정치적·안보적 파급이 예상되는 시점에 쏜 것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강하다"며 "다만 통상 (행사 당일에) 가까워질수록 도발 강도가 세지므로, 사흘 전 발사와 일주일 전 발사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지나친 긴장 고조를 피한 배경에는 혈맹관계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는 사실도 고려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발사는 특히 APEC을 계기로 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우선 APEC 기간 이른바 '판문점 깜짝회동'은 더욱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탄도미사일 도발 후 회동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큰 데다, 이번 도발 자체가 북미 간 실무 조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2019년 6월과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러브콜'을 기대하고, 핵보유를 인정하도록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분쟁해결사를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이뤄진 관심 끌기 차원의 도발"이라며 "북미정상 회동 거부용이라기보다는, 만남 가능성을 염두에 둔 핵 보유 과시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SRBM이라는 점에서는 대남 위협의 성격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무기의 기술적 진보를 보이며 한반도 정세 변화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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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10/22 13:54:4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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