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쇠고기·대두 등 농산물 추가 개방 방어…남은 불씨는 없나(종합)

기사등록 2025/10/30 16:24:55

최종수정 2025/10/30 20:00:24

한미 관세협상서 농산물 개방 압박 일단 진화

수입 농산물 검역 완화 요구는 '현재진행형'

농업계 후속 협상 가능성 '경계 모드' 여전

한농연 "검역절차는 중대 사안, 신중 접근"

[경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경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10.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정부가 최근 진행된 한미 관세협상에서 쌀·쇠고기·대두 등 주요 농산물의 추가 개방 요구를 사실상 막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계에서는 "핵심 품목의 방어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검역 등 비관세 장벽 완화 요구가 이어질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30일 관련 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은 자국 농산물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품목의 관세율 조정과 검역 절차 간소화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부는 쌀과 쇠고기, 대두 등 국내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품목에 대해서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방어에 나섰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9일 "쌀·쇠고기 등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을 방어했다"며 "농업 부문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미중 통상 갈등 심화로 중국이 러시아산 대두와 에너지 수입을 늘리자, 한국을 새로운 대두 수출시장으로 지목하며 수입 확대를 요구해 왔다.

이에 국내 농업계에서는 대두를 시작으로 농업 전반의 추가 개방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쌀과 쇠고기는 '레드라인'이라고 대두 역시 협상 대상이 아니라며 시장 추가 개방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농업계에서는 "정부가 핵심 품목에 대해 원칙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가 나온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는 '한미 상호관세 협상 결과 환영'이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지난 7월 큰 틀에서 합의 후 세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농업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던 상황에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며 "쌀, 대두 등 주요 농산물 수입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었던 만큼 이번 협상 결과는 국민주권정부의 성과"라고 언급했다.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14일 경기 용인시 한 미곡종합처리장(RPC)저온창고에서 관계자가 올해 수매한 벼를 살펴보고 있다. 2025.10.14. jtk@newsis.com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14일 경기 용인시 한 미곡종합처리장(RPC)저온창고에서 관계자가 올해 수매한 벼를 살펴보고 있다. 2025.10.14. [email protected]

이어 "특히 그간의 통상협상과 달리 농산물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지 않은 건 이례적"이라며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농정 철학과 농업, 농촌, 농업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정 수장답게 최일선에서 농업인 단체 등과 꾸준히 소통하며 농촌 현장의 오해와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헌신해 왔다"며 "이는 그간의 적극 행정으로 농업인 단체 등 범 농업계와 두터운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다만 업계에선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검역 기준이나 대두 가공제품에 대한 표시제 완화 요구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우지 않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지난 협상에서 쌀과 쇠고기가 협상 대상에서 빠지자 "이번 협상에서 쌀과 쇠고기를 지켜낸 건 당연한 조치지만 미국 측이 검역 완화나 수입 절차 간소화 형태로 압박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비관세 분야에서의 추가 양보가 없는지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전농은 최근에도 추가 성명을 내고 "이번 한미협상 과정에서 쌀, 소고기, 사과 등 품목만 바꿔가며 '간 보는 것처럼' 추가개방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을 보면서 농민들은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라며 "지난 수십 년간 농업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온 무역협상으로 인해 이미 우리 농민들은 한계점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한농연도 "검역절차와 관련해 완화 시 국내 농업생산과 5000만 국민의 먹거리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인 만큼 신중히 접근하길 바란다"고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검토 회의 등을 통해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 후속 협상에서 농업계의 방어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28일 국정감사에서 "쌀과 쇠고기는 레드라인이라는 정부의 입장은 일관된다"며 "대두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소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5.06.29.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소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5.06.2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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