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자동차 관세 12.5% 주장했는데 15%로…아쉬운 부분"
트럼프 "농산물 완전 개방"…대통령실 "쌀·소고기 추가 개방 없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이 한국에 적용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무역합의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25.07.31. jtk@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7/31/NISI20250731_0020911117_web.jpg?rnd=20250731100126)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이 한국에 적용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무역합의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25.07.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한국이 미국과 협상 시한 종료(미 동부시간 8월1일)를 이틀 앞두고 상호관세와 자동차에 부과하는 품목별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 우리 정부는 대신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전략산업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을 발표하며 "한국 기업들이 주요 경쟁국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다만 자동차 품목관세율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마지노선으로 잡은 12.5%를 관철하지 못했다.
31일 한미 협상 타결 내용을 살펴보면 양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예고했던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율도 종전 25%에서 15%로 낮췄고, 전략 자원인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은 향후 반도체와 의약품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대통령실은 추후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의약품 등도 "다른 나라와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최혜국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상호관세율과 품목 관세 등 전반적인 합의 내용이 앞서 협상을 타결한 일본, 유럽연합(EU)과 동일한 수준이다.
농산물 시장 개방은 한미의 입장이 엇갈려 향후 한미 정상회담에서 추가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는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미국의 강한 요구가 있었지만,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고려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로 개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을 완전히 개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농축산물 부분에 대해 합의된 바 없다"면서도 쌀을 제외한 다른 농산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정부는 미국이 자동차에 부과하는 품목별 관세를 25%에서 12.5%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하한선을 15%로 제시했다. 한국은 FTA에 따라 지금까지 무관세 혜택을 받았지만, 일본과 유럽연합(EU)은 2.5% 자동차 관세를 부담해왔다. 일본·EU와 동등한 수준의 세율을 받으려면 12.5%로 협상이 타결돼야 했던 셈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마지막까지 (관세율) 12.5%가 맞는다고 주장했는데 지난 4월1일부터 벌어지고 있는 각 나라 협상을 보면 FTA 체제가 상당히 흔들리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유럽, 일본도 다 15%인데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대미 투자의 세부 내용은 남은 쟁점 중 하나다. 미국은 한국이 상호관세 인하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 펀드에서 발생한 투자 수익의 90%는 미국이 가져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재투자 개념일 것으로 이해한다"며 "(우리는) 다른 식으로 비망록에 정리했지만 그것을 다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의 '90%' 언급에 대해 "90%'와 '10%'는 일본 표현을 가져다가 말한 것 같은데 논박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그런 정도로 지금 '딜'이 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큰 고비를 넘겼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협상은 우리 국민주권 정부의 첫 통상 분야 과제였다"면서 "촉박한 기간과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정부는 오직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에 임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 협상을 통해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제조업 재건이라는 미국의 이해와 미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확대라는 우리의 의지가 맞닿은 결과"라며 "이를 통해 한미 간 산업 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한미 동맹도 더욱 확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앞으로도 정부는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항상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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